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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사건

경찰 조사에서 사실과 다르게 말했습니다. 다음 조사에서 말을 바꾸면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요?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진술을 번복하면 불리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잘못된 말을 계속 유지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진술을 바꾸는 것에는 설명이 필요합니다. 처음 왜 그렇게 말했는지, 무엇을 계기로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지, 언제부터 생각이 달라졌는지가 중요합니다.

특히 단순한 기억의 착오와 의도적인 거짓말은 정정 방법도 달라야 합니다. 거짓말을 해놓고 이를 다시 ‘기억의 착오’라고 설명한다면 오히려 두 번째 거짓말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

① 처음 진술이 잘못된 이유
② 진술을 바꾸게 된 계기
③ 객관적 자료와 정정 진술의 일치 여부
④ 잘못을 알게 된 뒤 얼마나 신속하게 바로잡았는지
⑤ 정정 이후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지금 해야 할 일

기존 조서와 자신이 실제로 말한 내용을 먼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처음 진술 → 잘못 말한 이유 → 정정 계기 → 실제 사실관계’를 구분해 정리한 뒤 다음 조사에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1. “변호사님, 말을 바꾸면 더 이상해 보이지 않을까요?”

형사사건 상담을 하다 보면 의뢰인이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첫 조사에서 사실과 조금 다르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말을 바꾸면 경찰이 제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진술의 일관성은 신빙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다고 한번 잘못 말한 내용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일관성’은 아닙니다.

오히려 객관적 자료가 계속 나오는데도 기존 진술을 고집한다면, 처음에는 하나였던 문제가 두 개, 세 개로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술 번복 사건을 볼 때 ‘말을 바꾸었는가’보다 ‘왜 말이 바뀌었는가’를 먼저 봅니다.


2.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추론’해서 말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반드시 구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억과 추론입니다.

사람은 몇 달 전의 일을 모두 영상처럼 기억하지 못합니다. 기억이 비어 있는 부분을 현재의 상식과 자기 행동방식에 따라 채워 넣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평소에도 그런 식으로 돈을 보내지 않으니까 그날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계좌내역을 확인해 보니 실제로 송금한 기록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당시에는 실제 기억이라기보다 제가 평소 행동을 기준으로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답변했습니다. 이후 계좌내역을 확인해 보니 제 생각과 달랐습니다.”

라고 정정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처음부터 사실을 알고 반대로 이야기한 경우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3. 처음부터 거짓말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 어려운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불리할 것 같아서 거짓말한 경우입니다.

예컨대 상대방을 만났으면서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후 카카오톡, CCTV, 결제내역 등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때 다시

“제가 기억을 잘못했습니다.”

라고 설명하면 어떻게 될까요?

객관적 상황에 따라서는 오히려 더 큰 신빙성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처음의 거짓말을 수습하기 위해 ‘기억의 착오’라는 새로운 설명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차라리 왜 당시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못했는지를 검토해야 합니다.

불리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었는지, 부끄러운 사실을 감추고 싶었던 것인지, 배우자나 가족에게 알려질 것이 두려웠던 것인지 등 당시의 실제 심리와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없는 이유를 만들어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거짓말을 정정하려면 거짓말을 다시 거짓말로 덮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4. 일부 거짓말을 인정한다고 사건 전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부분은 특히 중요합니다.

“만나지 않았다”고 거짓말했다가 실제로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고 해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나머지 사실까지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났다는 사실, 함께 이동한 사실, 돈을 주고받은 사실, 성관계가 있었는지, 강제성이 있었는지,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각각 구분해서 판단해야 할 사실입니다.

따라서 진술을 정정할 때는 범위를 정확하게 설정해야 합니다.

무엇이 잘못된 진술이었고, 무엇은 기존 진술을 그대로 유지하는지 구별해야 합니다.

한 부분의 거짓말이 드러났다는 불안 때문에 사건 전체의 사실관계를 무너뜨려서는 안 됩니다.


5. 그래서 저는 ‘제출하지 않을 의견서’를 먼저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진술 정정이 필요한 사건이라면 저는 조사실에서 즉흥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조사 전에 정정 구조를 글로 만들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글을 반드시 경찰에 제출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제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변호사와 의뢰인이 내부적으로,

처음 무엇이라고 말했는지 → 왜 그렇게 말했는지 → 무엇을 확인했는지 → 무엇을 정정해야 하는지 → 정정 이후 실제 사실관계는 무엇인지

를 하나의 짧은 의견서 형태로 작성해 보는 것입니다.

써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드러납니다.

설명되지 않는 공백도 보이고, 또 다른 추측이 섞여 있는 부분도 발견됩니다. 객관적 자료와 맞지 않는 지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야 그 의견서를 실제 제출할 것인지, 아니면 조사 준비 자료로만 사용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6. 진술 번복의 진짜 위험은 ‘말을 바꾸는 것’만이 아닙니다

20년 가까이 형사사건을 다루면서 저는 진술의 일관성을 단순히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문장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기억은 그렇게 기계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사실을 향해 설명이 수렴하고 있는가입니다.

잘못 기억했다면 왜 잘못 기억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추론을 기억처럼 말했다면 이를 구별해서 바로잡아야 합니다.

거짓말했다면 또 다른 거짓말로 덮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잘못을 깨달았다면 특별한 이유 없이 오래 끌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진술 번복의 위험은 단순히 말을 바꿨다는 사실 하나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 말이 바뀌었는지 설명할 수 없고, 그 설명마저 객관적 사실과 충돌하면서 계속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순간 위험은 훨씬 커집니다.

그래서 잘못된 진술을 발견했다면 질문은 하나입니다.

“어떻게 기존 말을 지킬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사실로 돌아갈 것인가?”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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