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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지연 발화' 꼼수도 간파해 내는 산림 범죄 수사력
안녕하십니까. 고경환 변호사입니다.
최근 15년 전 울산 일대에서 90여 차례 연쇄 산불을 내며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봉대산 불다람쥐'가 출소 후 또다시 함양에서 산불을 내어 구속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과거의 범행 수법을 진화시킨 그는 이번에는 휴지 등을 이용해 현장을 떠난 지 약 2시간 뒤에 불이 타오르게 하는 '지연 발화' 수법을 썼습니다. 자신이 집에 있을 때 불이 나게 만들어 완벽한 알리바이를 조작하려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깊은 산속에서 내가 한 짓을 어떻게 알겠어"라는 그의 오만은 주변 차량(SUV) 흔적과 이동 동선을 샅샅이 뒤진 경찰과 산림 당국의 끈질긴 추적 앞에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 사건은 비단 연쇄 방화범에게만 시사점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펜션 개발, 농경지 개간, 태양광 패널 설치 등을 위해 허가 없이 임야를 훼손하는 토지 소유주나 개발업자들 역시 "산속에서 조용히 나무 좀 밀어버리고 흙으로 덮어두면 언제 그랬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라 믿기도 하는데요.
오늘 칼럼에서는 이처럼 얄팍한 알리바이와 거짓 해명이 산림 특별사법경찰관(이하 산림 특사경)의 과학 수사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리고 불법 산지전용의 무거운 형사적 책임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1. "내 땅인데 무슨 상관이냐?" 정식 형사 입건 사안입니다
불법 산지전용(무단 벌채, 형질 변경 등) 혐의로 조사를 받는 지주들이 가장 흔히 보이는 반응은 "내 돈 주고 산 내 땅에 있는 나무를 좀 베어낸 것이 무슨 큰 죄가 되느냐"는 항변입니다. 관할 지자체의 가벼운 행정 제재나 과태료 정도로 끝날 것이라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산림은 개인의 소유라 할지라도 고도의 공익적 보호 대상입니다. 관할 관청의 허가 없이 산지를 전용하거나 입목을 벌채하는 행위는 「산지관리법」 및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현장에 출동하는 산림 특사경은 단순한 구청 직원이 아니라 사법경찰권을 지닌 수사관이며, 이들의 조사는 곧 기소를 전제로 한 '정식 형사 사건'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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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성으로 추적하는 과학 수사: 시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착각
불다람쥐의 '지연 발화' 꼼수를 간파해 낸 수사기관의 집요함은 불법 산지전용 수사에서도 그대로 발휘됩니다. 지주들은 굴삭기로 며칠 만에 나무를 밀어버린 뒤, "아주 오래전부터 밭으로 쓰던 땅이다", "최근에 태풍으로 나무가 스스로 쓰러진 것이다"라며 훼손 시기와 원인에 대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현대의 산림 수사는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과학 수사입니다. 산림 특사경은 산림청과 국토지리정보원 등에서 매년 촬영하는 '항공사진'과 '고해상도 위성사진 데이터'를 시계열로 겹쳐 대조합니다. 이를 통해 언제, 어느 지점의 나무가 사라졌고 지형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를 수십 센티미터(cm) 단위의 오차로 정밀하게 특정해 냅니다.
객관적인 항측 데이터 앞에서는 피의자의 주관적인 변명이 통용되지 않으며, 오히려 범행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려 한다는 불리한 정황(고의성)으로 작용할 뿐입니다.

3. 무거운 형사 처벌과 감당하기 힘든 '원상복구 명령'
불법 산지전용으로 기소될 경우, 사안의 중대성과 훼손 면적에 따라 징역형이나 무거운 벌금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하지만 지주와 개발업자들에게 형사 처벌 못지않게 치명적인 것은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원상복구 명령'입니다.
불법으로 훼손된 산지는 법적으로 반드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합니다. 깎아낸 흙을 다시 채우고, 무너짐 방지를 위한 옹벽을 세우며, 베어낸 나무와 유사한 수종을 다시 식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토지의 가치나 개발 이익을 훌쩍 뛰어넘는 수억 원대의 복구 비용이 발생하여, 사실상 개발 계획이 전면 백지화되고 심각한 재정적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맺으며: 첫 조사부터 철저한 법리적, 객관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산림 보호에 대한 사회적, 법률적 잣대는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과학적인 증거 수집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단속 현장에서 무심코 책임을 회피하려 하거나 조작된 해명을 내놓는 것은 피의자 신문조서에 불리한 진술로 남아 재판 과정 내내 족쇄가 됩니다.
산림 특사경의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조사실에 진입하기 전부터 관련 법령에 밝은 전문가의 조력을 구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위성 데이터 등 수사기관의 객관적 증거를 면밀히 분석하고, 훼손의 경위와 고의성 정도, 실질적인 훼손 면적, 그리고 향후 복구 의지 등을 법리적으로 정교하게 다투어 의뢰인이 감당할 수 없는 부당한 법적·경제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철저히 조력하겠습니다.

서울주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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