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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법한 본건 압수·수색 중 별건 범죄의 단서가 우연히 발견될 수는 있지만, 그 발견만으로 기존 영장의 효력이 별건 전체로 확장되는 것은 아니다. 별건임을 인식한 때에는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별건 혐의와 압수 대상의 관련성을 새로 소명하여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1. “여죄 발견”과 “여죄 압수·수색”은 구별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본건 관련정보를 적법하게 찾다가 여죄 자료를 우연히 보는 것 자체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자료가 본건 영장의 혐의사실과 무관하다는 점을 인식한 뒤에도,
- 같은 폴더를 계속 열어보거나,
- 동일 유형의 파일을 추가 검색하거나,
- 피해자·기간·검색어를 확대하거나,
- 관련 대화와 계좌를 연쇄적으로 분석하는 행위
는 더 이상 우연한 발견이 아닙니다. 이는 별건 혐의에 대한 새로운 수색입니다.
대법원은 전자정보 압수·수색이 끝나기 전에 본건 관련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던 중 별건 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별건 혐의에 관한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비로소 그 정보를 적법하게 압수·수색할 수 있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2. 별도 영장의 의미는 ‘절차적 형식’이 아니라 법원의 새로운 실질심사입니다
별도 영장을 받으라는 것은 단순히 사건번호를 하나 더 만들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새로운 영장을 청구하면서 별건에 관하여 다시 소명해야 합니다.
- 실제로 별건 범죄혐의가 존재하는가
- 압수하려는 전자정보가 그 별건과 관련되는가
- 어느 기간·계정·파일·대화방을 수색할 것인가
- 그 범위의 강제수사가 필요한가
- 사생활 침해에 비하여 수사의 필요성이 상당한가
즉, 최초 영장을 발부한 법관이 심사하지 않았던 새로운 범죄와 새로운 압수 대상에 대하여 다시 사법적 통제를 받으라는 것입니다.
이는 특정 영장주의와 일반영장 금지의 원칙을 전자정보 압수·수색에 구현한 것입니다.

3. 다만 “본건 관련성이 확보될 때까지 범위를 넓혀서는 안 된다”는 표현은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 발견된 정보가 본건과 관련되는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는 관련성을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무제한 추가 탐색을 해서는 안 되고, 본건과 무관한 별건 정보임을 인식하였다면 즉시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 영장을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별건 자료를 계속 조사한다고 해서 그 자료와 본건 사이의 관련성이 사후적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련성은 수사기관이 탐색을 계속하여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영장에 기재된 범죄혐의와 해당 정보 사이에 객관적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따라서 두 가지 경우를 나누어야 합니다.
본건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열람
파일의 제목이나 썸네일만으로 본건 자료인지 알 수 없어, 본건 관련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파일을 열어보는 행위는 허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별건 자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그 지점에서 멈추어야 합니다.
별건임을 안 뒤 이루어지는 추가 분석
별건임을 알면서도 그 범죄의 피해자, 횟수, 범행기간, 공범, 유통경로 등을 밝히기 위해 계속 열람하는 것은 본건 관련성 확인이 아닙니다.
그것은 별건 수사의 본격적인 개시이며, 별도의 영장이 필요합니다.

4. 판례가 경계하는 것은 ‘의심을 위한 수색’입니다
압수·수색은 이미 어느 정도 특정된 범죄혐의에 관한 증거를 찾기 위한 절차입니다.
반대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전체를 뒤져서,
“다른 범죄가 있는지 한번 찾아보자.”
라고 하는 것은 범죄혐의에 근거한 수색이 아니라, 수색을 통해 범죄혐의를 만들어내는 탐색적 수사입니다.
영장은 범죄혐의가 먼저 존재하고 그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기 위해 발부되어야 합니다. 강제수사를 먼저 실시한 뒤 그 결과를 보고 범죄혐의를 구성하는 방식은 특정 영장주의와 충돌합니다.
대법원도 영장 기재 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하고, 별건 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뒤에도 추가 탐색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나중에 별도 영장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적법성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5. 별도 영장은 선행한 탐색적 수사를 자동으로 치유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수사기관이 먼저 별건 자료를 광범위하게 탐색하여,
- 피해자를 특정하고,
- 범행 횟수를 계산하고,
- 공범과 대화내용을 분석하고,
- 범행기간과 수법을 파악한 다음,
그 결과를 기초로 별도 영장을 발부받았다면, 외형상 별도 영장이 존재하더라도 선행 탐색의 위법성이 문제됩니다.
별도 영장 제도는 별건을 먼저 충분히 조사한 후 법원의 추인을 받으라는 제도가 아닙니다.
정상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본건의 적법한 탐색 → 별건 정보의 우연한 발견 → 즉시 추가 탐색 중단 → 발견된 최소한의 단서로 별도 영장 청구 → 법원의 사전심사 → 새 영장에 따른 별건 탐색
반대로,
본건 영장으로 별건을 충분히 탐색 → 범죄내용을 구체화 → 그 결과로 별도 영장 발부
의 순서가 되면, 별도 영장이 선행 위법수사의 사후 승인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2024년 대법원 판결도 수사기관이 무관정보를 발견한 뒤 실질적으로 추가 탐색을 중단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면, 이후 이루어진 절차만으로 해당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습니다. (대법원)

6. 다만 관련성이 인정되는 ‘관련 여죄’라면 별도 영장이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여죄라고 해서 모두 별건은 아닙니다.
새로 발견된 범행이 본건과 다음과 같이 연결된다면 기존 영장의 관련성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동일한 범죄계획에 따른 일련의 범행
- 동일한 피해자 또는 동일한 거래관계에서 발생한 범행
- 동일한 공범·계좌·서버·범죄수익 구조에 따른 범행
- 본건의 고의·공모·동기·수법을 입증하는 직접증거나 간접증거
- 본건 범죄의 준비·실행·은폐·수익처분 과정에 포함되는 행위
이 경우에는 새로 발견된 행위가 별개의 공소사실이 될 수 있더라도, 그 전자정보 자체가 본건의 증거이기도 하므로 기존 영장에 따른 압수가 적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준은 ‘여죄인가’가 아니라,
그 전자정보가 영장에 기재된 본건 범죄를 입증하거나 설명하는 구체적·개별적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
입니다.

7. 판례의 취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판례의 취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적법한 본건 수사 중 여죄의 단서를 발견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그 단서의 발견을 기존 영장의 포괄적 확장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되며, 본건과의 구체적·개별적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건 정보에 대해서는 즉시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의 영장을 통해 법원의 사전 통제를 받아야 한다.
조금 더 강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수사기관은 영장을 이용하여 범죄를 찾아서는 안 되고, 특정된 범죄를 수사하기 위하여 영장을 사용해야 한다.
결국 대법원 판례가 제한하려는 것은 ‘여죄수사’라는 명칭 자체가 아닙니다. 본건 영장을 통로로 개인의 디지털 생활 전체를 열어본 뒤 새로운 범죄를 골라내는 일반영장적·탐색적 수사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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