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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발생하는 외국인 관련 마약범죄, 특히 마약수입죄 사건이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나 근로자가 연루되는 경우가 많고, 범죄의 성격상 국적과 언어•문화 차이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마약범죄는 사회적 위해성이 크고 재범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법원은 일반 형사범보다 강화된 처벌 기준을 적용한다. 향정신성의약품을 포함한 마약류 수입, 매매, 소지 등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무기징역 또는 수년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어, 초기 대응부터 신중함이 요구된다.
외국인이 연루된 마약 사건의 경우, 대응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크다. 언어와 문화적 차이, 한국 형사 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은 변론과 증거 검토를 복잡하게 만든다. 따라서 진술의 정확성을 확보하고 증거 기록을 이해하며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통역이 필수적이며, 이 과정이 부실하면 사건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변호인과의 정확한 의사소통과 정황 확인을 위해서라도 베트남•중국어 등 전문 통역 인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실무상 마약수입죄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마약임을 인식했는지 여부가 형량에 큰 영향을 준다.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경우, 재판부는 정황과 관련 자료를 종합하여 판단한다. 단순히 “마약인지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방어하기는 어렵다. 사건 초기 단계부터 정황과 증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의뢰인의 상황과 의도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실제 사례를 보면, 베트남 국적의 유학생이 지인의 부탁으로 국내에서 마약류를 수령하고 재포장하여 지정 장소로 전달한 혐의로 체포됐다.
유학생이 마약류임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으며, 단순히 부탁을 들어준 것일 뿐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증거와 진술을 종합한 재판부는 예비적 공소사실인 마약류불법거래방지 혐의만 유죄로 판단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유학생이 마약의 종류나 가액,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보아 가중처벌 조항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외국인 마약범죄에서 초기 대응과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언어적•문화적 장벽은 의뢰인의 진술 확보와 증거 분석, 방어 전략 수립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사건 초기부터 전문 통역사 및 변호인과 함께 모든 정황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의뢰인의 상황과 의도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 정확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 사건의 본질적 쟁점을 명확히 설명하고 방어 전략을 실현할 수 있다.
외국인 마약범죄, 그 중에서도 밀수입 마약범죄와 마약 던지기 수법은 증거가 불충분하더라도 정황만으로 유죄가 선고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만큼, 사건 전반을 면밀히 분석하고 가능한 대응 경로를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몰랐다”는 단편적인 주장이나 단순한 혐의 부인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건의 결과는 초기 준비와 대처에 달려 있으므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과 현실적 판단이 필요하다.
(법무법인 법승 서울사무소 양원준 형사전문변호사)
출처 : 미디어파인 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