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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기업

354명 추가 접수 때문에 내가 떨어진다면? 기존 지원자는 수시 구제조치를 취소시킬 수 있을까

 

 

“우리는 마감 전에 정상적으로 원서를 냈습니다.”

그런데 오후 6시가 지나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로 접수하지 못했던 수험생들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졌고, 최종적으로 354건의 원서가 추가 접수됐습니다.

기존 지원자와 학부모 입장에서는 화가 날 수 있습니다.

“나는 규칙을 지켰는데 왜 경쟁자가 뒤늦게 들어옵니까?”

“그 학생 때문에 우리 아이가 떨어지면 누가 책임집니까?”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감정입니다.

하지만 법률가에게 사건이 들어오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당신의 어떤 권리가 침해됐습니까?”

바로 여기에서 이번 사건의 두 번째 어려운 문제가 시작됩니다.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와 관련해 교육부는 구제 신청 1,588건 중 414건을 구제 가능 대상으로 인정했고, 최종적으로 354건이 추가 접수됐습니다.

기존 지원자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추가됐다는 점에서 불이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추가 지원자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구제조치가 위법해지거나 기존 지원자에게 취소를 요구할 권리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법적으로는 구제조치 자체의 근거와 합리성, 기존 지원자에게 보호되는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특정 모집단위에서 실제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 그 변화와 개별 수험생의 불합격 사이에 구체적인 관계가 있는지를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

  1. 구제 대상자가 실제 마감 전에 원서접수를 시도했는가
  2. 시스템 장애가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접수됐을 가능성이 있는가
  3. 기존 지원자에게 추가 지원을 배제해 달라고 요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가
  4. 해당 모집단위의 경쟁구도가 실제로 얼마나 변했는가
  5. 추가 지원과 특정 수험생의 불합격 사이에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가

 

지금 확인해야 할 것

전체 354명이라는 숫자보다 자신이 지원한 대학·전형·모집단위에서 실제 몇 명이 추가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1. 우리는 정상적으로 접수했습니다. 왜 늦게 접수한 학생들을 받아줘야 합니까?

먼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이번 구제 대상자는 단순히 “마감시간을 놓친 사람”으로 분류된 것이 아닙니다.

교육부는 시스템 장애가 발생한 오후 5시 50분을 전후해 오류 기록과 원서 작성·저장·제출·결제 시도 등 객관적인 전산기록을 확인해 구제 가능 대상을 선정했습니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마감한 사람에게 특별히 한 번 더 기회를 주었다”

기보다는,

“마감 전에 접수를 시도했지만 시스템 장애 때문에 완성하지 못한 사람의 기회를 복원했다”

는 것이 교육당국의 구제 논리입니다.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Q2. 그래도 5일이나 접수기간이 있었는데 마지막 10분에 접수한 사람 책임 아닌가요?

이 주장은 여론에서는 강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만약 원서접수 기간이 9월 11일 오후 6시까지였다면 오후 5시 59분에 원서를 접수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된 행위입니다.

오후 5시 59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시스템이라면 이용자는 그 시간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왜 미리 하지 않았느냐”

는 비판과

“마감 전에 가지고 있던 접수기회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구별해야 합니다.

법은 때때로 우리가 보기에 신중하지 않았던 사람의 권리도 보호합니다.

권리는 부지런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Q3. 하지만 추가 지원자가 들어오면 제 합격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 아닙니까?

그럴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가능성과 법률상 손해를 구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00명을 모집하는 전형에 1,000명이 지원했는데 한 명이 추가됐다고 합시다.

경쟁자는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기존 지원자 1,000명 모두에게 법률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바로 말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모집인원이 5명인데 원래 지원자가 5명뿐이었고, 시스템 장애 구제로 성적이 높은 지원자 3명이 추가됐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에는 체감하는 이해관계가 전혀 달라집니다.

그래서 354라는 전체 숫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법률적으로 의미 있는 질문은 훨씬 작아져야 합니다.

“내가 지원한 바로 그 모집단위에 몇 명이 추가됐는가?”


Q4. 전체 경쟁률은 얼마나 변했습니까?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실제 구제가 이루어진 40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9.634대 1에서 9.635대 1로 변했고, 전체 대학 기준으로도 9.801대 1에서 9.802대 1로 변화했습니다.

평균적으로 보면 변화폭은 매우 작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모든 논쟁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대학입시는 전체 평균으로 합격자를 뽑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원자는 특정 대학, 특정 전형, 특정 학과에 지원합니다.

따라서 정말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려면 전국 평균 경쟁률보다 개별 모집단위의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Q5. 내가 지원한 학과에 구제 대상자가 들어왔다면 취소소송을 할 수 있습니까?

여기서부터 법률적으로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먼저 물어야 합니다.

“당신에게 그 사람의 원서접수를 배제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법적으로 보호되는 이익이 있는가?”

단순히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이 싫다는 이해관계와 법원이 보호하는 법률상 이익은 동일하지 않습니다.

특히 구제된 학생이 원래 접수마감 전에 적법하게 지원하려 했고, 시스템 장애만 없었다면 정상적으로 경쟁자였을 사람이라면 상황은 더 복잡합니다.

기존 지원자 입장에서는 그 학생이 ‘새롭게 끼어든 경쟁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이렇게 주장할 것입니다.

“나는 원래부터 당신과 경쟁할 사람이었다. 시스템 장애 때문에 잠시 경쟁자 명단에서 빠졌을 뿐이다.”

법원은 이 두 법적 지위를 비교하게 됩니다.


Q6. 그렇다면 기존 지원자는 아예 소송할 수 없다는 뜻인가요?

그렇게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특수한 모집단위라면 검토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집정원이 5명이고 마감 당시 지원자가 5명이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구제조치로 6명이 추가됐습니다.

더 나아가 추가 지원자들이 공개된 경쟁률을 확인하고 지원한 정황까지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기존 지원자가 문제 삼는 내용은 단순히

“경쟁자가 늘었습니다.”

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구제기준이 적정했는지, 추가 접수가 원래 잃어버린 기회의 회복 범위를 넘어섰는지, 경쟁률 공개라는 새로운 정보를 이용한 지원까지 허용한 것이 기존 지원자의 공정한 경쟁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결국 사건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를 봐야 합니다.


Q7. 추가 지원자 때문에 내가 떨어졌다는 것은 어떻게 증명합니까?

바로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대학입시는 단순 추첨이 아닙니다.

학생부 점수, 수능최저, 서류평가, 면접 등 여러 요소가 개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제된 학생 한 명이 최종 합격하고 기존 지원자인 내가 불합격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저 학생 때문에 내가 떨어졌다.”

가 자동으로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학생이 없었더라면 내가 다음 순위였다는 사실까지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형방식에 따라서는 면접이나 정성평가가 개입하므로 이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 훨씬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손해배상 문제에서는 특히 위법성 → 손해 → 인과관계를 따로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Q8. 그러면 불합격 발표가 난 뒤에야 움직여야 합니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문제 삼으려는 대상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제조치 자체를 다투려는 것인지,

특정 지원자의 원서접수 효력을 문제 삼으려는 것인지,

불합격이라는 결과가 나온 뒤 손해배상을 요구하려는 것인지가 서로 다릅니다.

따라서 실제 상담에서는 먼저 질문을 정해야 합니다.

“무엇을 원하는가?”

추가 접수를 없애고 싶은 것인지,

전형절차를 중단시키고 싶은 것인지,

자신의 합격 가능성을 보전하고 싶은 것인지,

사후적으로 손해배상을 받고 싶은 것인지에 따라 소송의 구조가 달라집니다.


Q9. 기존 지원자들이 집단으로 소송하면 더 유리하지 않습니까?

인원이 많다는 것과 법률상 주장이 강하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오히려 개별화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A대학 A학과에 지원한 학생과 B대학 B학과에 지원한 학생은 추가 지원자 숫자도 다르고, 모집인원도 다르고, 전형방법도 다릅니다.

어떤 모집단위에는 구제 지원자가 한 명도 없을 수 있습니다.

어떤 곳에는 한두 명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경쟁률 공개 여부도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백 명을 한꺼번에 묶어

“354명이 들어와 우리 모두 피해를 입었다.”

고 주장하면 오히려 개별적인 권리침해가 흐려질 수도 있습니다.

집단의 목소리와 개별 사건의 입증은 구별해야 합니다.

 


Q10. 그렇다면 집단소송의 실제 목표는 무엇이 될 수 있습니까?

이 부분은 매우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소송은 결과만 얻는 절차가 아닙니다.

때로는 정보를 확보하는 절차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자료 상당수는 수험생에게 없습니다.

어느 모집단위에 몇 명이 추가됐는지,

언제 경쟁률이 공개됐는지,

추가 지원자들이 어떤 시각에 접속하고 결제했는지,

시스템 장애의 정확한 원인은 무엇인지,

유웨이어플라이와 대교협·대학 사이의 계약상 책임은 어떻게 나뉘는지 등은 외부에서 모두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실제 분쟁이 시작되면 문서제출, 사실조회 등 적법한 증거수집 절차를 통해 사건의 구조를 확인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증거를 얻기 위해서라면 아무 청구나 제기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청구 자체에 적법한 당사자적격과 법률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Q11. 그렇다면 정상 접수한 수험생과 학부모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합니까?

저라면 먼저 소송 참가자를 모집하지 않을 것입니다.

데이터부터 보겠습니다.

내가 지원한 대학은 어디인지.

전형은 무엇인지.

모집단위는 어디인지.

모집인원은 몇 명인지.

원래 지원자는 몇 명이었는지.

추가 지원자는 몇 명인지.

그 대학은 접수시간 연장 중 경쟁률을 공개했는지.

그 이후 추가 접수가 있었는지.

여기까지 확인하고 나면 사건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354명이라는 거대한 숫자에 화를 내기보다 ‘내 모집단위에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했는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Q12. 결국 누구의 주장이 맞는 겁니까?

이번 사건에서는 이 질문 자체를 조금 바꿔야 합니다.

정상적으로 미리 원서를 접수한 학생은 공정한 경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 장애로 접수하지 못한 학생 역시 자신에게 원래 주어졌던 접수기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경쟁률이 공개된 뒤 원서를 접수한 학생의 경우에는 또 다른 공정성 문제가 발생합니다.

세 집단 모두 자신이 억울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법률가가 해야 할 일은 누가 더 크게 화를 내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의 권리를 분해해야 합니다.

원래 어떤 권리가 있었는가.

그 권리는 시스템 장애 때문에 어떻게 변했는가.

구제조치는 잃어버린 권리를 원상회복한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기회를 부여한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과정에서 다른 수험생의 법적으로 보호되는 이익을 실제로 침해했는가.

이 순서로 보아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경쟁률이 올라갔으니 피해를 입었다’는 결론으로 너무 빨리 뛰어가는 것입니다.

경쟁률이 올라간 것은 사실일 수 있습니다.

불안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불쾌한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송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나에게 보호되는 권리가 무엇이고, 상대방의 어떤 행위가 그 권리를 침해했으며, 그 결과 나에게 어떤 구체적인 불이익이 발생했는가.

그 연결고리를 찾아야 합니다.

반대로 특정 모집단위에서 구제조치 전후의 경쟁구도가 현저하게 바뀌었고, 경쟁률 공개 후 지원까지 집중되었다면 평균 경쟁률 0.001의 변화만을 이유로 문제를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됩니다.

평균은 숲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소송은 결국 한 그루의 나무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사건에서 필요한 것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모집단위별 사실관계의 해상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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