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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판결을 받고 싶다면, 변론은 미필적 고의의 해저드를 뛰어 넘어야 한다.

 

 

고의범으로 기소된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이 “고의가 아니라 과실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단순한 선처 주장이 아닙니다. 
해당 고의범에 대한 무죄 주장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확정적 고의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하여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고 유죄판결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무죄 변론을 하려면 단순히 “결과를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검사가 입증한 것은 위험에 대한 인식인지, 아니면 정말 결과 발생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용인했다는 것인지 분리하여 다투어야 합니다. 미필적 고의는 무죄 변론이 넘어야 할 마지막 해저드입니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

  • 피고인이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실제로 인식했는가
  • 그 인식을 넘어 결과 발생의 위험을 용인했는가
  • 결과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던 구체적인 사정은 없었는가
  • 결과를 회피하거나 방지하려는 행동을 했는가
  • 객관적으로 위험한 행위라는 사실을 주관적 고의로 곧바로 전환하고 있지는 않은가

 


1. 고의범 사건에서 “과실이었다”는 주장은 무죄 주장입니다

살인, 사기, 배임, 방화, 허위문서작성, 범죄방조 등 수많은 범죄는 고의를 요구합니다.

검사가 고의범으로 기소했다면 그 고의를 증명해야 합니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가 부주의하거나 잘못된 판단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고의에 이르지 않았다면 그 고의범에 대해서는 무죄가 되어야 합니다.

별도의 과실범 처벌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지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미필적 고의가 등장합니다.

2. 미필적 고의는 유죄판결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되기도 합니다

실제 형사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반드시 이런 결과를 만들겠다.”

라고 명시적으로 생각했다는 직접증거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행동의 형태, 전후 상황, 반복성, 위험의 정도, 피고인의 경험과 지식 등 여러 간접사실을 통해 내심의 고의를 추인합니다.

대법원도 미필적 고의는 범죄사실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일반인의 관점만으로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행위자의 입장에서 심리상태를 추인해야 한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 마지막 추론입니다.

3. “위험했다”에서 “고의였다”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매우 위험한 논리적 압축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동이 위험했다.
→ 피고인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 그런데 행동을 계속했다.
→ 그렇다면 결과 발생도 용인한 것이다.

앞의 세 문장이 어느 정도 증명되었다고 해도 마지막 결론이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위험을 인식하면서도

“그래도 그런 결과까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믿고 행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식 있는 과실과 미필적 고의를 구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위험에 대한 인식과 결과 발생에 대한 용인은 같지 않습니다.

4. 과실을 미필적 고의로 전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세상의 많은 잘못된 행동은 결과를 적극적으로 원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말을 잘못 믿기도 하며, 위험을 과소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비난받을 수 있고 심지어 중대한 과실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대한 과실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도 2024년 허위진단서작성 사건에서 바로 이 점을 명확하게 구별했습니다. 사망진단서의 내용이 사후 부검 결과와 달랐다는 사정만으로 의사들이 허위임을 인식하거나 용인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미필적 고의가 증명되었다고 판단한 원심의 유죄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결과가 잘못되었다는 사실과 처음부터 그 잘못된 결과를 알고 받아들였다는 사실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법원은 쉽게 미필적 고의를 적용하여 유죄 판결을 작성합니다.

그러므로

5. 무죄 변론은 ‘용인’을 공격해야 합니다

미필적 고의 사건에서

“피고인은 몰랐습니다.”

라고만 주장해서는 부족합니다.

변호인은 검사가 제시하는 간접사실을 하나씩 해체해야 합니다.

그 증거는 단지 위험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가.

피고인이 실제로 위험을 인식했다는 것까지 증명하는가.

그리고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도 상관없다는 태도로 행동했다는 것까지 증명하는가.

이 세 단계는 반드시 구별되어야 합니다.

특히 피고인이 결과를 피하기 위해 취한 행동, 안전하다고 믿은 이유, 정상적인 거래나 업무라고 판단하게 된 과정, 문제가 생긴 뒤 이를 해결하려고 한 행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단순한 정상참작 자료가 아니라 결과의 용인이 존재했는지를 공격하는 무죄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인식을 차단해야 하고, 인식이 없었음을 통해, 미필적 고의를 차단할 수 있는 스텝을 만들어야 합니다.

6. “알았을 것이다”와 “증명되었다”는 다릅니다

2026년 대법원 역시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를 인정하려면 필요한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행동이 의심스럽다는 것과 범죄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는 것은 다릅니다.

결과가 중대할수록 사람은 결과를 보고 과거의 심리상태를 거꾸로 평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형사재판은 결과의 심각성을 보고 고의를 만들어내는 절차가 아닙니다.

행위 당시 피고인의 인식과 의사를 증거로 복원하는 절차여야 합니다.

7. 미필적 고의는 무죄 변론의 마지막 해저드입니다

법원이 확정적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에 미필적 고의가 남습니다.

그래서 무죄를 목표로 하는 변론이라면 그 앞에서 멈출 수 없습니다.

위험을 인식했다는 사실과 결과를 용인했다는 사실 사이의 간격을 찾아야 합니다.

그 간격 안에 과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간격이 합리적 의심으로 남는다면, 고의범에 대한 유죄판결은 내려져서는 안 됩니다.

미필적 고의는 과실을 고의로 바꾸기 위한 편리한 우회로가 아닙니다.

고의범의 유죄판결을 위해 검사가 넘어야 할 마지막 증명의 허들이고, 무죄판결을 받고자 하는 변론이 반드시 뛰어 넘어야 할 마지막 해저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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