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공탁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형사법전문변호사 이승우)

1. 형사공탁, 왜 중요한가?

형사공탁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거나 합의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공탁을 통해 피해 회복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제도입니다.

근거: 공탁법 제5조의2 (2022. 12. 9. 시행)

의미: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피고인의 양형에 반영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장치

즉,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피고인은 형사공탁을 통해 재판부에 반성 및 피해 회복 노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2. 양형위원회의 새로운 결정

최근 양형위원회(2025. 2. 11. 제140차 전체회의)는 공탁 관련 양형 기준을 개정했습니다.

기존에는 양형인자에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문구가 있어, 단순히 공탁만 해도 감경되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공탁 포함)’ 문구를 삭제하여, 공탁만으로는 감경사유가 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① 피해자의 의사, ② 공탁 회수 여부, ③ 공탁금액의 적정성 등을 모두 검토한 뒤에야 ‘실질적 피해 회복’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이제 ‘기습 공탁’은 더 이상 양형에 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3. 형사공탁, 여전히 필요하다

그렇다면 “형사공탁은 더 이상 소용이 없는가?”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정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1. 재산범죄 사건 (사기·횡령·배임 등)에서는 여전히 공탁이 피해 회복 의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2. 피해자의 소재 불명 사건에서는 형사공탁이 사실상 유일한 피해 회복 표시 수단이 됩니다.

3. 성범죄 사건 등에서는 법원이 신중하긴 하지만, 진정성 있는 공탁은 양형 판단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즉, 공탁은 단순히 ‘감형용 카드’가 아니라,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 노력을 보여주는 수단입니다.
 

4. 형사변호사의 역할 – 적극적인 주장 필요

양형위의 결정 이후, 변호인은 공탁 자체가 아니라 공탁의 맥락과 의미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 피고인이 왜 공탁을 했는지

- 피해 회복 의지를 어떻게 보여주는지

- 금액이 어떤 기준으로 산정되었는지

- 피해자와의 합의 가능성을 어떻게 타진했는지

이 모든 것을 설득력 있게 설명할 때, 형사공탁은 여전히 유효한 양형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5. 결론 – 공탁,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형사공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무조건 공탁 = 감형은 이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공탁 + 변호인의 적극적 주장은 여전히 법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따라서 형사공탁 여부는 반드시 경험 많은 형사전문 변호사와 상의하여 사건 특성에 맞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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