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전화

1. 들어가며: 디지털 압수수색, 왜 유독 두려운가
스마트폰 하나에는 수년치 카카오톡 대화, 사진, 금융 정보, 업무 자료가 담겨 있습니다. PC에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이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이를 통째로 가져간다면 영장에 적힌 혐의와 전혀 무관한 사생활까지 모두 들여다볼 수 있다는 공포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러나 법은 이 공포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범죄 혐의와 관련 있는 전자정보만 압수할 수 있다"**는 원칙, 그리고 그 원칙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참관권(참여권)' 제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글은 그 권리를 어떻게 실제로 행사하는지를 체크리스트 형태로 정리합니다.

2. 법이 보장하는 핵심 원칙 3가지
가. 관련성 원칙 — “혐의와 관련 있는 것만 압수할 수 있다”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압수·수색을 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영장에 적힌 혐의와 무관한 데이터는 원칙적으로 압수 대상이 아닙니다 (오기두, 『전자증거법』, 박영사(2015년), 423면).
나. 참여권 — “내가 보는 앞에서만 탐색할 수 있다”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21조). 수사기관은 집행 전에 미리 일시와 장소를 통지해야 하며, 급속을 요하는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통지 없이 집행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22조). 이 참여권은 수사기관이 무관 정보를 무분별하게 탐색·복제·출력하지 못하도록 막는 핵심 장치입니다 (조성훈, 『역외 전자정보 압수·수색 연구』, 박영사(2020년), 103-104면).
다. 상세목록 교부 의무 — “무엇을 가져갔는지 알 권리”
수사기관은 전자정보의 탐색·복제·출력을 완료한 경우 지체 없이 피압수자에게 압수한 전자정보의 목록을 교부해야 합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42조 제1항). 이 목록은 향후 위법한 압수에 대해 준항고 등 불복 절차를 밟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됩니다.

모바일에서 클릭 시 전화 연결됩니다.
3. 수사기관이 지켜야 할 절차 —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위법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를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겨 탐색·복제·출력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① 피압수자 측에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② 압수된 전자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된 압수목록을 작성·교부하며, ③ 범죄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고 명확히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피압수자 측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였거나 절차 위반이 실질적 침해에 이르지 않는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압수·수색은 위법하고 이를 통해 취득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됩니다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2960 판결).
중요: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더라도 위법성은 치유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2960 판결).


클릭 시 상담 신청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4. 핵심 체크리스트 — 참관권 행사 단계별 대응
아래 체크리스트는 압수수색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정리하였습니다. 가능하면 변호인과 함께 대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가. 영장 제시 단계 • 영장 원본을 직접 확인한다.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 압수 대상, 압수 장소를 꼼꼼히 읽는다. • 압수 대상 기기(핸드폰·PC 등)가 영장에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기기나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은 즉시 이의를 제기한다. • 가능하면 즉시 변호인에게 연락하여 현장 참여를 요청한다. |
나. 현장 탐색·선별 단계 • 참여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다. "저는 이 압수수색에 참여하겠습니다"라고 구두 및 서면으로 밝힌다. • 수사기관이 기기를 탐색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본다. 어떤 파일을 열어보는지 확인한다. • 영장 기재 혐의와 무관한 파일·폴더를 열람하거나 복제하려 할 경우 즉시 이의를 제기한다. • 수사기관이 현장에서 선별 없이 저장매체 전체를 반출하려 할 경우, 그 필요성과 사유를 확인하고 이의를 제기한다. 저장매체 원본 반출은 현장에서 선별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예외적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41조 제3항). • 저장매체가 반출되는 경우, 봉인 절차에 참여하고 봉투 겉면에 서명한다. |
다. 수사기관 사무실에서의 탐색·복제·출력 단계 • 저장매체가 반출된 경우, 수사기관 사무실에서의 탐색·복제·출력 과정에도 참여 통지를 요구한다. 이 단계에서도 참여권은 동일하게 보장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 • 탐색 과정에서 영장 혐의와 무관한 정보가 발견되더라도 수사기관이 이를 임의로 복제·출력하지 못하도록 이의를 제기한다. 별도의 범죄 혐의가 발견된 경우 수사기관은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 영장을 발부받아야 합니다 (대법원 2015. 7. 16. 선고 2011모1839 결정). • 탐색 완료 후 수사기관이 혐의와 무관한 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는지 확인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위법한 압수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모1586 결정). |
라. 압수목록 교부 단계 • 압수 완료 후 전자정보 상세목록을 교부받는다. • 목록에 파일명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zip'과 같이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포괄적 압축파일만 기재된 경우는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중대한 위반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모1586 결정). • 목록에 기재된 파일 중 영장 혐의와 무관한 파일이 포함되어 있는지 검토한다. • 수사기관이 서명을 요청하는 서류(상세목록, 전자정보 확인서, 참관 여부 확인서 등)에 이의제기 사실과 요지를 직접 기재한다. 예: "선별절차(참여권 미보장) 등 압수의 위법성은 추후 의견서로 제출하겠습니다" (법무법인(유한) 지평, 『형사변호실무』, 박영사(2022년), 114-115면). |
마. 사후 대응 단계 •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준항고(형사소송법 제417조)를 통해 법원에 취소를 구한다. •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대해서는 증거능력 배제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 압수물 중 혐의와 무관한 정보에 대해 삭제·폐기·반환을 요청한다. |
5. "내 사생활 전부가 털리는 건가?" — 이 공포에 대한 법의 답
전자정보는 복제가 용이하고, 한번 수사기관에 넘어가면 혐의와 무관한 정보가 다른 범죄 수사의 단서로 위법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로 이 위험 때문에 법원은 절차적 조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부산고등법원 2017. 6. 14. 선고 2017노85 판결).
핵심은 이것입니다.
수사기관이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그 증거는 법정에서 쓸 수 없습니다.
참여권을 행사하고, 이의를 기록에 남기고, 상세목록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무관한 사생활 정보가 수사에 활용되는 것을 법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 압수수색은 두려운 절차이지만, 위에서 정리한 권리들을 알고 행사한다면 법 안에서 충분히 방어할 수 있습니다.

서울주사무소
6. 마치며
디지털 압수수색을 당했다면 당황하지 말고, 위 체크리스트를 순서대로 실행하십시오.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십시오. 법이 보장하는 권리는 아는 사람만이 지킬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칼럼 소식이 도움이 되었다면
상단의 좋아요 버튼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