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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허용된 위험까지 범죄인가? ― 사회적 상당성과 객관적 귀속

 

어떤 행동이 범죄의 문언에 들어맞고 결과와 인과관계까지 있다고 해서 곧바로 그 결과를 행위자에게 형사법적으로 귀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객관적 귀속이론은 행위자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위험을 창출·증가시켰고 그 위험이 결과로 실현되었을 때 비로소 결과를 귀속시키자는 이론입니다. 사회생활상 통상적이고 허용된 위험이라면 구성요건 단계에서부터 형사책임이 차단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

  • 금지된 위험을 만들거나 증가시켰는가
  • 그 위험이 실제 결과로 실현되었는가
  • 통상적 사회생활의 범위를 벗어났는가

1. 객관적 귀속이론이란 무엇인가

인과관계는 “그 행동 때문에 결과가 발생했는가”라는 사실적 질문입니다. 객관적 귀속은 그 다음 질문입니다.

“그 결과를 형법이 그 사람의 행위에 돌려도 되는가?”

국가법령정보센터도 객관적 귀속을 인과관계가 있는 결과를 행위자에게 법적·규범적으로 귀속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핵심은 단순한 원인 제공이 아니라 허용되지 않는 위험의 창출과 그 위험의 결과 속 실현입니다.

2. 우리 형사실무에서도 검토하는가

대법원이 모든 사건에서 ‘객관적 귀속이론’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과실범에서 예견가능성과 회피가능성, 구체적 주의의무, 제3자의 돌발행위, 보호규범의 목적, 결과와 의무위반의 관련성을 따지는 판단은 객관적 귀속과 기능적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대법원이 개별 구성요건을 해석하면서 ‘위험창출’ 심사와 유사한 사고방식을 사용한다고 분석합니다.

따라서 판결문에 그 표현이 없더라도 변호인은 이 논리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사회적 상당성과 객관적 귀속

사회생활에는 위험이 존재하지만 이를 모두 범죄화할 수는 없습니다.

이승우 변호사가 정리한 독일 형법 연구에서는 사회적 상당성(Sozialadäquanz)이 현대적으로 ‘허용된 위험’과 객관적 귀속의 틀 속에서 정교화되어, 법적으로 금지된 위험을 창출하지 않은 통상적 행위를 구성요건 단계에서 배제하는 논리로 설명됩니다.

그래서 먼저 물어야 합니다.

“행위는 했지만 정당했는가?”보다 “애초에 이 행위가 해당 범죄가 금지하는 위험을 만든 행위인가?”

4. 구성요건 해당성의 박탈

사회적으로 승인된 위험의 범위에 머문 행위라면 목적론적 축소 또는 객관적 귀속 부정을 통하여 구성요건 해당성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이는 “범죄는 성립하지만 봐달라”는 주장이 아닙니다.

애초에 그 행위를 형법이 예정한 범죄행위로 평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이 논리를 제대로 적용할 수 있다면 형사변호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정당행위라는 위법성 조각사유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구성요건 단계에서 범죄 성립을 차단할 가능성을 검토하게 됩니다.

5. 정당행위의 ‘사회상규’와 무엇이 다른가

객관적 귀속은 구성요건 단계에서 금지된 위험의 창출과 실현을 묻습니다.

반면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는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본 뒤, 법질서 전체의 관점에서 위법성을 제거할 것인지 판단합니다. 대법원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일반적 위법성조각사유로 설명합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행위’라는 비슷한 가치판단을 하더라도 범죄체계론에서 작동하는 위치는 서로 다릅니다.

6. 형사변호인의 ‘2단계 주장’

정당행위가 문제되는 사건에서는 다음 순서가 필요합니다.

1단계 ― 사회적 상당성·객관적 귀속

행위가 통상적인 사회생활의 범위인지, 금지된 위험을 창출했는지, 보호법익의 관점에서 구성요건적 행위로 평가할 필요가 있는지를 먼저 다툽니다.

2단계 ― 위법성 조각·정당행위

설령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법익균형성을 종합하여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를 주장합니다.

특히 대법원은 2023년 긴급성과 보충성을 독립적인 절대요건이 아니라 수단의 상당성을 판단하는 고려요소로 정리했습니다.

이는 중복이 아니라 서로 다른 단계에서 처벌 가능성을 순차적으로 묻는 주장입니다.

 

7. 책임조각 사유로의 연결

구성요건과 위법성이 모두 인정되더라도 책임단계는 남습니다.

당시 적법한 행동을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었는지, 강요된 상황이나 위법성 인식의 문제가 있었는지를 다시 살펴야 합니다.

사회적 상당성이 곧 책임조각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사실이 구성요건 단계에서는 허용된 위험, 위법성 단계에서는 정당행위, 책임 단계에서는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나 강요된 행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12조도 일정한 강요 상황에서 이루어진 행위를 처벌하지 않습니다.

 

결국 형사변호인은 하나의 법리에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구성요건에서 한 번, 위법성에서 다시 한 번, 책임에서 마지막으로 한 번.

같은 사실을 세 개의 서로 다른 법적 렌즈로 검토해야 합니다.

그것이 형벌권의 적용범위를 끝까지 점검하는 형사변호의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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