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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기업 / 형사 사건

수시 원서접수 먹통 사태, 누구의 권리를 구제해야 할까?

 

수시 원서접수 마감 10분 전.

수험생은 컴퓨터 앞에서 마지막 결제를 시도합니다. 그런데 화면이 넘어가지 않습니다. 새로고침을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스템 장애 때문에 원서접수 시간이 연장됐고, 그 사이 일부 대학의 최종 경쟁률이 공개됐습니다. 누군가는 그 경쟁률을 보았고, 누군가는 보지 못했습니다. 결국 교육부는 피해 수험생을 구제하면서도, 공개된 경쟁률을 직접 조회한 뒤 지원한 사실이 확인된 3건에 대해서는 대학에 접수 취소를 권고했습니다.

그러자 질문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시스템 장애로 피해를 입은 학생을 구제하는 것이 공정한가?

그리고 더 어려운 질문.

공개된 경쟁률을 본 학생의 원서를 취소하는 것이 공정한가?


2027학년도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와 관련해 교육부는 1,588건의 구제 신청 중 414건을 구제 가능 대상으로 인정했고, 실제 354건이 최종 접수됐습니다. 시스템 장애 당시 객관적인 원서 작성·저장·제출·결제 시도 기록이 있었던 수험생을 구제한 것입니다.

반면 접수시간 연장 중 경쟁률이 공개된 17개 대학에서 경쟁률 공개 후 접수된 39건 가운데, 직접 경쟁률을 조회한 뒤 지원한 사실이 전산 로그로 확인된 3건에 대해서는 접수 취소가 권고됐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경쟁률을 봤으니 불공정하다”가 아닙니다.

이미 공개된 정보를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 수험생의 지원 기회를 박탈할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같은 정보를 부모·학원·친구 등을 통해 확인한 사람과 자기 계정으로 직접 확인한 사람을 다르게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

  1. 시스템 장애 당시 실제 접수를 시도했다는 객관적 기록이 있는가
  2. 경쟁률 조회를 원서접수 취소사유로 삼을 명확한 근거가 있는가
  3. 39건 중 3건만 취소하는 구별 기준이 합리적인가
  4. 기존 지원자에게 구체적인 법률상 불이익이 발생했는가
  5. 시스템 운영자·대교협·대학 중 누구에게 어떤 책임이 있는가

지금 확인해야 할 것

해당 대학의 모집요강과 원서접수 유의사항, 교육부의 취소 권고 문서, 경쟁률 공개 시각, 수험생별 접속·조회·결제 로그, 모집단위별 추가 지원 현황을 확보해야 합니다.


Q1.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2026년 9월 11일 오후 5시 50분경 유웨이어플라이 수시 원서접수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당시 오류 기록과 함께 원서 작성·저장·제출·결제 시도 이력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경우를 구제 대상으로 정했습니다.

총 1,588건의 신청 가운데 414건이 구제 가능 대상으로 인정됐고, 이 중 354건이 실제 접수를 완료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이해하기 쉽습니다.

접수할 권리가 있었고 실제로 접수를 시도했는데 시스템이 고장 났다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을 경우의 상태로 돌려놓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Q2. 무슨 문제였습니까?

마감시간을 오후 7시까지 연장한 100개 대학 가운데 17개 대학이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에 경쟁률을 공개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오후 6시에 접수가 끝났어야 하니 경쟁률을 공개해도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시스템 장애 때문에 일부 학생에게는 여전히 원서를 접수할 기회가 남아 있었습니다.

즉,

시스템 장애 → 접수시간 연장 → 경쟁률 공개 → 경쟁률을 볼 수 있는 상태에서 추가 접수

라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경쟁률 공개 이후 이 17개 대학에 접수된 원서는 39건이었습니다. 그중 직접 경쟁률을 조회한 뒤 해당 대학에 원서를 접수했다는 사실이 시스템 로그로 확인된 것이 3건이었습니다. 교육부는 이 3건에 대해 대학에 접수 취소를 권고했습니다. 

여기서부터 법률가의 질문이 시작됩니다.

 


Q3. 경쟁률을 보고 지원했으면 당연히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경쟁률을 확인한 뒤 지원하면 원서를 취소한다는 근거가 어디에 있는가?”

대학입시는 공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정성’이라는 추상적인 가치만으로 이미 접수된 원서를 언제든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이 학생들이 해킹을 해서 정보를 얻은 것도 아니고, 대학 관계자로부터 내부정보를 받은 것도 아닙니다.

대학 측이 일반에 공개한 경쟁률을 확인한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 대학이 원서를 취소한다면 해당 학생 입장에서는 이렇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허용된 접수시간 안에 원서를 냈습니다. 공개된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왜 지원 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겁니까?”

결국 모집요강·대입전형 기본사항·관련 규정 등에 그러한 취소를 정당화할 근거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4. 그런데 경쟁률을 본 학생은 다른 학생보다 유리했던 것 아닙니까?

그 가능성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5명을 모집하는 학과에 오후 6시 현재 4명만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고 지원했다면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바로 다음 결론으로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유리한 정보를 얻었다”와 “그러므로 원서를 취소할 수 있다”는 서로 다른 명제입니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39건 가운데 왜 3건만 취소하느냐는 것입니다.


Q5. 직접 경쟁률을 확인한 기록이 있으니까 3명만 취소하는 것 아닌가요?

바로 이 부분이 이번 사건에서 가장 흥미로운 법적 쟁점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A 학생은 자기 아이디로 경쟁률을 확인했습니다.

B 학생은 옆에 있던 부모가 경쟁률을 확인해 알려줬습니다.

C 학생은 입시학원이나 컨설턴트가 경쟁률을 확인해 전화로 알려줬습니다.

D 학생은 친구가 캡처한 화면을 전달받았습니다.

네 학생 모두 같은 정보를 이용해 지원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A에게만 조회 로그가 남습니다.

그 결과가,

A는 원서 취소, B·C·D는 원서 유지

라면 어떨까요?

교육부도 나머지 사례에서 가족이나 지인 등 다른 경로로 경쟁률을 확인했을 가능성까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법률적으로는 다시 질문해야 합니다.

‘경쟁률 정보를 이용했다’는 것이 취소사유입니까, 아니면 ‘본인 계정으로 경쟁률을 조회했다’는 것이 취소사유입니까?

두 가지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Q6. 그렇다면 3명의 원서를 실제로 취소하면 어떻게 됩니까?

분쟁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학의 성격과 처분의 법적 성질에 따라 구체적인 소송 형태는 달라지겠지만, 학생 측에서는 우선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자신의 전형 참여 기회를 보전할 긴급한 절차를 검토하게 될 것입니다.

입시는 시간이 지나버리면 회복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면접이 끝나고, 합격자가 발표되고, 다른 대학의 전형까지 진행된 뒤 몇 달 후에 “그 원서 취소가 잘못됐다”는 판결을 받아도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사건에서는 누가 최종적으로 옳으냐 못지않게 ‘지금 당장 전형에 참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Q7. 그러면 354명을 구제한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기존 지원자들의 주장은 어떻습니까?

이것도 별도로 봐야 합니다.

교육부는 단순히 “늦게 원서를 내고 싶다”는 사람을 모두 받아준 것이 아닙니다.

오후 5시 50분 시스템 장애 당시 오류기록과 원서 작성·저장·제출·결제 시도 등 객관적인 전산자료를 확인해 구제 대상을 정했습니다. 

즉 원래 존재했던 접수 기회를 시스템 장애 때문에 잃어버린 사람에게 그 기회를 복원해 준 것이라는 구조입니다.

“5일 동안 접수할 수 있었는데 왜 마지막 10분까지 기다렸느냐”는 비판도 법적인 판단기준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감시각까지 접수가 허용되어 있었다면 마지막 10분에 접수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Q8. 하지만 그 354명 때문에 원래 지원했던 학생이 떨어질 수도 있지 않습니까?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구제가 이루어진 40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9.634대 1에서 9.635대 1로 변했습니다. 전체 대학 기준 경쟁률 역시 9.801대 1에서 9.802대 1로 변했습니다. 교육부는 특정 모집단위나 전형에 구제자가 집중되는 현상도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평균만 봐서는 안 됩니다.

모집정원이 5명인 작은 학과에 추가 지원자가 몇 명 들어왔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분쟁에서는 “354명이 추가됐다” 가 아니라

“내가 지원한 바로 그 모집단위에 몇 명이 추가됐고, 그 사람들의 추가 지원 때문에 나의 법률상 이익이 어떻게 침해됐는가”

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법률은 집단적인 불쾌감과 개인의 구체적인 권리침해를 구별합니다.

 


Q9. 구제 대상이었지만 구제를 받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됩니까?

414건이 구제 가능 대상으로 인정됐지만 실제 최종 접수는 354건이었습니다.

60건은 부여된 추가 접수 기회를 사용하지 않은 셈입니다. 교육부는 이들이 접수하지 않은 이유를 개별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경우도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시스템 장애 때문에 원래 원했던 대학에 지원하지 못해 다른 원서접수 경로에서 다른 대학을 선택한 학생이 있다고 합시다.

나중에 다시 원래 대학에 지원할 기회를 줬지만 학생이 고민 끝에 새 선택을 유지했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지원 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했다’는 주장은 처음보다 상당히 약해집니다.

구제의 본질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선택의 기회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Q10. 그렇다면 이번 사건에서 책임을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곳은 어디입니까?

학생들끼리 서로를 탓하기 전에 사고의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습니까? 수험생이 시스템을 고장 낸 것이 아닙니다. 수험생이 접수시간을 연장한 것도 아닙니다. 수험생이 경쟁률 공개시점을 결정한 것도 아닙니다.

교육부는 현재 특별조사반을 구성해 유웨이어플라이의 시스템 장애 발생 원인과 대응 과정, 시스템 운영·관리체계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법령과 계약관계를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향후 법적 책임을 논하려면 시스템 운영업체, 대교협, 각 대학의 역할과 계약관계, 장애 예견 가능성, 장애 대응조치, 경쟁률 공개 과정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Q11. 피해 수험생이 손해배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까?

가능성은 있지만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스템 운영상 과실 또는 계약상 의무위반이 있었는지, 그 때문에 수험생이 실제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 그 손해와 장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를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그 대학에 지원했다면 합격했을 것이다.” 라는 손해는 입증하기 쉽지 않습니다.

대학입시는 성적뿐 아니라 전형방식, 면접, 모집인원 등 여러 요소가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집단적인 손해배상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모든 수험생의 손해가 동일하다고 전제해서는 안 됩니다.


Q12. 결국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입니까?

저는 이 사건을 보면서 ‘공정’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정상적으로 미리 원서를 제출한 학생도 억울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 장애로 마지막 순간 원서를 내지 못한 학생도 억울합니다. 그리고 국가와 대학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공개된 경쟁률을 확인했다가 자신의 원서가 취소될 상황에 놓인 학생 역시 억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은 단순히 “누가 더 억울한가”를 겨루는 방법이어서는 안 됩니다.

먼저 물어야 합니다. 

누구에게 어떤 권리가 있었는가.
그 권리를 제한할 근거는 무엇인가.
서로 다른 사람을 다르게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가.
그리고 애초에 이 혼란을 발생시킨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특히 이번 사건에서 저는 한 가지 질문을 끝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정성을 회복한다는 이유로, 또 다른 절차적 불공정을 만들어도 되는가?”

경쟁률을 직접 확인했다는 로그가 남은 3명의 원서를 취소하는 문제가 실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다면, 바로 이 질문이 사건의 중심에 놓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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