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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기업

[칼럼] 미공개 정보 이용, 금융위 특사경의 '디지털 포렌식'을 간과해선 안 되는 이유

 

 

 

 

 

"회식 자리서 들은 얘기로 주식 좀 산 게 형사처벌 대상입니까?" 미공개 정보 이용, 금융위 특사경의 '디지털 포렌식'을 간과해선 안 되는 이유

 

 

들어가며: 직장인의 흔한 대화가 자본시장법 위반의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법무법인 법승의 고경환 변호사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자신이 다니는 회사나 거래처의 중요한 소식을 남들보다 조금 일찍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적 발표 수치, 대규모 수주 계약, 혹은 M&A(인수합병) 같은 이야기들이 회식 자리나 티타임 중에 자연스럽게 오가곤 하죠. 이때 "이 소식이 뉴스에 나가기 전에 주식을 조금 사두면 어떨까?" 하는 가벼운 호기심에 투자를 감행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안으로 상담을 오시는 의뢰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대체로 비슷한 오해를 하고 계십니다. "저는 임원이나 대주주도 아닌 평범한 말단 직원인데, 제가 무슨 내부자입니까?", "가족 계좌나 차명 계좌로 소액만 샀으니 설마 저까지 걸리겠습니까?"라고 반문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의 잣대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훨씬 넓고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을 들여다보는 주체인 금융위원회 산하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수사력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1. '패스트트랙'디지털 포렌식: 지워진 대화도 수사망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금융위원회 특사경은 한국거래소의 이상거래 적발 시스템과 연계하여 고도로 전문화된 데이터 수사를 진행합니다. 특히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의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의 정식 고발을 기다리다 보면 증거가 인멸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이른바 '패스트트랙(Fast-Track)'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이는 금융당국의 행정조사 초기 단계부터 검찰과 공조하여 형사수사로 신속히 전환되는 절차로, 필요에 따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될 것 같아 텔레그램 방을 폭파했다", "가족 계좌로 거래하고 카카오톡 대화는 지웠다"라며 안심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특사경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폰과 PC를 디지털 포렌식하여 삭제된 이메일, 메신저 대화 내용, 통화 기록을 상당 부분 복원해 냅니다. 정보가 누구의 입에서 시작되어 누구의 계좌 거래로 이어졌는지, 그 연결고리를 촘촘하게 맞추어 나가기 때문에 단순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우연히 샀다"는 식의 부인은 오히려 상황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2. 1차 수령자부터 지인까지: 자본시장법이 쳐놓은 넓은 그물망

 

흔히 기업의 임원이나 주요 주주, 혹은 공시 담당자 정도만 처벌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의 금지 대상은 생각보다 광범위합니다.

 

해당 법인은 물론, 그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회사의 임직원 및 대리인(1차 정보 수령자)은 당연히 규제 대상이 됩니다. 나아가 이 법은 1차 정보 수령자로부터 해당 정보를 건너 건너 전달받은 가족, 친구, 지인 등 '다차 정보 수령자(2차, 3차 수령자 등)'의 거래 역시 시장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로 보고 형사처벌이나 과징금 부과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나는 회사 사람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는 항변이 법리적으로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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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사 초기 진술의 방향: '직무 관련성' 여부가 핵심입니다

 

특사경의 소환 통보를 받았다면, 이미 거래소의 이상거래 데이터와 통신 기록 등을 통해 상당한 정황이 확보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1차 조사 단계에서의 진술 내용과 방향 설정입니다.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사건에서는 해당 정보를 '어떠한 경위로 취득했는가'가 처벌 수위를 가르는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됩니다. 즉,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알게 된 정보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한 기회에 단편적인 이야기를 건너 듣게 된 것인지에 따라 법적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사관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당황하여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거나 불리한 맥락의 답변을 남기게 되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를 번복하기란 매우 까다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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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과도한 두려움 대신, 전문가와 함께하는 차분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눈 대화와 소액의 투자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무거운 형사 사건으로 돌아올 때, 당사자가 느끼는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본시장 특사경의 조사는 고도의 금융 지식과 수사 기법이 동원되는 만큼, 혼자서 감으로 대처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지레 포기하거나 무작정 부인하시기보다는, 수사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억울한 오해를 풀 수 있는 법리적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기치 못한 위기 속에서도 의뢰인의 정당한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차분하고 전문적인 조력으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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