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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우미에게 범죄경력증명서 요구, 불법? [최지영 변호사]

조회수 : 12

 

 

◯ 타인의 ‘범죄경력자료’ 확인, 원칙적으로 허용 안 돼


범죄경력증명서란 무엇일까. 일상적으로 흔히 쓰이는 단어이지만, ‘범죄경력증명서’라는 이름으로 국가기관이 발급하는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통상 범죄경력증명서라고 부르는 것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이하 ‘형실효법’)상 ‘범죄경력자료’ 또는 ‘수사경력자료’에 해당하며, 이를 발급한 공식 문서가 ‘범죄·수사경력회보서’다. 형실효법 제2조 제5호는 ‘범죄경력자료’의 범위를 ▲벌금 이상의 형의 선고, 면제 및 선고유예 ▲보호감호, 치료감호, 보호관찰 ▲선고유예의 실효 ▲집행유예의 취소 ▲벌금 이상의 형과 함께 부과된 몰수, 추징(追徵),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受講命令) 등의 선고 또는 처분에 관한 내용이 담긴 자료로 정의한다. 범죄·수사경력회보서에는 사실상 개인의 범죄 경력에 대한 모든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자신의 범죄 경력 확인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경찰청 범죄경력회보서 발급시스템을 통해 받아볼 수 있다.

 

범죄경력자료를 타인이 조회, 사용, 취득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형실효법 제1조는 ‘전과기록 및 수사경력자료의 관리에 대한 기준을 정함으로써 전과자의 정상적인 사회복귀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입법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최지영 법무법인 법승 변호사도 “권한 없는 자의 범죄경력자료 조회와 사용, 취득 등의 행위를 제한해 전과자의 사회복귀를 보장하려는 것이 형실효법의 입법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 개인이 육아도우미 구할 때도 ‘범죄경력자료’ 요구 가능?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플랫폼을 통해 개인 대 개인으로 육아도우미를 구하는 일이 흔해졌다. 법 적용을 받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장이 아닌 개인이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경우에도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할까?

최근 당근마켓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면 플랫폼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개인 간 범죄경력증명서 요구 불법인가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에 “일이 미성년자 관련된 거라 제출 요구 근거가 있잖아요”, “아동 관련 업무면 아동학대, 성범죄 이력 조회 요청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등의 반응이 댓글로 달리는가 하면, “불법입니다”, “개인 고용이라 해당 사항이 없지 않나요” 등의 댓글도 있었다.


지난 3월경 당근마켓 ‘동네생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과 이에 달린 댓글. 개인 간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때 범죄경력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이 불법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근마켓 커뮤니티 갈무리
개인이 당근마켓 등의 플랫폼에서 육아도우미를 구인할 경우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해 받아볼 수 없다. 이러한 행위는 형실효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을 위반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최지영 법승 변호사도 “구직 공고에 범죄경력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행위 자체가 형실효법에 저촉되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변호사는 “실제 요구에 따라 타인의 범죄경력자료를 취득할 경우 형실효법 제6조 3항, 제10조 2항 등을 위반할 소지가 있고. 제출한 사람 역시 같은 법 제6조 4항에 저촉된다”며 다른 변호사들과 마찬가지로 취득하는 행위에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았다.


◯ 범죄경력자료 요구 게시물, 플랫폼 책임은 어디까지?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플랫폼 역시 개별 구인에 대해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할 수 없고, 구인자가 플랫폼에 대해 육아도우미의 범죄 경력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가능하지 않다. 플랫폼은 직업정보제공사업·통신판매업 등으로 등록된 사업자로서, 범죄경력증명서를 요구할 권한이 있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승수 당근마켓 매니저는 “개인의 범죄경력 사실 확인은 관련 법령에 따라 권한이 부여된 기관만 가능하므로, 플랫폼은 법적으로 그런 정보를 수집하거나 보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범죄경력자료를 요구하는 구인 게시물을 올렸더라도, 플랫폼에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어렵다. 

 

최지영 법무법인 법승 변호사는 “플랫폼 사업자가 '범죄경력증명서 제출 필수'와 같은 위법한 구인 조건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경우, 이론적으로 방조범 성립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사업자의 고의가 입증되어야 하므로, 실무상 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출처 : 단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