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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이승우 변호사 칼럼] 병영의 적법한 채무 관리 방안

조회수 : 17

 

장병의 채무는 개인의 경제생활에 속한다. 그러나 그 영향은 병영생활과 임무 수행으로 이어진다. 지휘관은 이러한 어려움을 살피고 필요한 지원을 연결해야 한다. 동시에 금융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거나 널리 공유하여 장병에게 또 다른 피해를 주거나 지휘관 자신이 처벌을 받게 되어서는 안 된다.

 

우선, 병영의 채무는 종류와 발생 경위가 다양하다는 점을 이해하자. 학자금, 생활비, 가족 지원, 주거비를 위한 대출도 있고, 투자 손실이나 도박으로 생긴 빚도 있다. 그리고 채무 변제능력도 다양하므로 큰 규모의 채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도박이나 불성실한 복무를 추정해서는 안 된다.

 

의무복무 병사의 급여는 전역과 함께 종료된다. 그러므로 복무 중 매월 돈이 들어온다는 사실과 전역 후에도 상환할 수 있다는 판단은 반드시 구별되고 정확히 이해되어야 한다. 부사관 역시 남은 복무기간, 계약 종료 가능성, 가족 부양비와 주거비를 고려해서 사안을 판단해야 한다.

 

지휘관이 먼저 확인할 것은 빚의 총액이 아니라 ▲돌려막기 ▲연체 ▲협박 ▲동료 간 분쟁과 복무에 미치는 영향이다.

 

「부대관리훈령」 상 ‘지휘’에 소속 인원의 건강, 복지, 사기 및 훈련에 관한 책임을 포함하므로, 채무로 인한 어려움이 장병의 안전과 복무에 영향을 미친다면 상담과 보호조치를 검토할 이유가 된다. 그러나 이 책임에서 모든 장병의 금융거래를 일괄 조사할 권한이 곧바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13조는 병영생활에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규정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와 제16조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에는 적법한 근거가 있어야 하고,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해야 한다. 사고 예방이라는 말만으로 금융 정보 전부의 제출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지휘관은 정기 개별 면담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개별 면담 과정에서 대출이나 빚으로 생활에 어려움이 있는지, 다른 빚을 내어 갚고 있는지, 동료와 금전 분쟁이 있는지, 추심 과정에서 협박을 받는지를 슬기롭게 몇 개의 질문을 할 수 있다. 모든 장병에게 도움을 요청할 기회를 제공하되, 상담 의사와 위험 징후에 따라 필요한 범위에서 추가로 개별 확인해 나가는 방식이 적절하다.

 

자세한 채무액과 계약 내용은 실제 해결에 필요한 단계에서 금융·법률 전문가가 확인하도록 연결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채무의 문제에 너무 깊게 개입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높다.

 

지원 목적의 상담 신청을 곧바로 범죄 혐의나 인사상 불이익의 근거로 삼으면 장병은 문제를 적극적으로 숨기게 되므로 이 부분도 유의할 점이다. 그러나 영내에서 채권 채무 관계로 소요가 생기는 상황에 이르러 있다면, 지휘관이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크게 증폭시킬 것이다.

 

일반적인 개별 면담에서 휴대전화 금융앱을 강제로 열게 하거나 전체 거래 내역과 신용조회 결과를 일괄 제출하게 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가족이나 금융회사에 임의로 연락해 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별도 법적 근거와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 도박이나 다른 범죄의 정황이 확인되면 상담과 수사·징계의 절차 및 정보 이용 근거를 구별하여 처리해야 한다.

 

채무액과 연체 여부는 개인정보이므로 지휘·보호 담당자는 복무에 미치는 영향, 필요한 조치, 상담 진행 상황을 중심으로 파악하면 된다. 채권자별 원리금, 계좌와 거래 내역, 계약서 등은 전문 상담에 필요한 범위에서 확인하되 지휘관이 모두 복사하여 보관할 필요는 없다.

 

기록에는 확인일과 정보 출처, 현재 어려움, 조치 내용, 다음 확인일을 남기는 것으로 충분하며, 본인 진술과 확인된 사실을 구별하고, ‘도박중독자’나 ‘사고 우려자’처럼 검증되지 않은 평가를 적지 않도록 주의한다. 작성 후 채무 관련 면담 내용이 공개되도록 관리되어서는 안 된다.

 

지휘관 교체로 상담 예약이나 보호조치가 중단되지 않도록 업무 인계가 필요한데, 다만 인계 대상은 진행 중인 지원과 미해결 위험에 한정하여 검토해야 한다. 전임자가 알게 된 사생활 전체를 후임에게 넘기는 방식은 개인정보의 수집과 제3자 제공의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장병에게 빚이 있어도 가족이 대신 갚도록 요구하거나 지휘관이 직접 채권자와 사적으로 합의하는 방식보다 적절한 전문기관에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명·신체의 급박한 위험이나 법령상 신고·보고 의무가 있는 경우에는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하므로, 상담에서 무조건적인 비밀보장을 약속해서는 안 된다.

 

출처 : 국방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