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와 엔캐리 트레이딩: 돈의 냄새를 따라가는 위험한 투자 게임

"돈의 냄새는 가장 민감한 후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국경을 초월해 이자율이 더 높고,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는 곳으로 끊임없이 이동합니다.

최근 몇 년간 뜨겁게 달아올랐던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 열풍도 사실은 이런 거대한 돈의 흐름, 즉 '엔캐리 트레이딩'이라는 글로벌 경제 현상의 일부였다는 것을 아십니까?

부산에서 경제 범죄를 다루는 변호사로서, 우리는 눈앞의 달콤한 수익만을 좇다가 큰 손해를 입는 사례를 자주 접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바로 그 위험한 돈의 흐름에 관한 것입니다.

1부: 돈을 빌려 돈을 버는 사람들
 

‘엔캐리 트레이딩’이란 아주 단순하면서도 거대한 투자 전략입니다.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더 높은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본은 초저금리 시대라 돈을 빌려도 이자가 거의 없어. 그 돈을 달러로 바꿔서 미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면, 이자율 차이만큼 이득을 볼 수 있지!

게다가 미국 주식은 계속 오르잖아?"

이런 계산은 일본의 거대한 기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수많은 투자자들을 매혹시켰습니다.

낮은 이자의 돈으로 자산을 불리는 이 '투자 게임'은 지난 수년간 활발하게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서학개미'들은 여기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2부: 서학개미, 엔캐리 트레이딩의 '변주곡'이 되다
 

서학개미, 즉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 역시 사실상 엔캐리 트레이딩과 유사한 방식으로 돈을 움직였습니다.

"한국도 금리가 낮으니, 전세자금 대출이나 신용 대출을 받아서라도 미국 주식에 투자해야 해. 안 그러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잖아?"

이러한 생각으로 많은 서학개미들이 빚을 내거나, 국내 투자 자산을 정리하여 달러로 바꾼 후 미국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들은 일본 투자자들이 엔화를 조달했듯, 상대적으로 저금리인 원화를 조달하여 고수익이 기대되는 미국 시장에 투자했습니다.

모두가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해외 주식 시장의 상승과 함께 서학개미들의 계좌는 불어났습니다.

3부: 엔캐리 트레이딩의 종말: '엔캐리 청산'의 시작

하지만 영원한 게임은 없습니다. 이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일본은 십수 년 만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국은 물가 안정을 위해 높여왔던 금리를 이제는 내릴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일어나는 순간이 바로 '엔캐리 청산(Unwinding)'의 서막입니다.

엔화를 빌리는 비용(이자)은 비싸지고, 달러 자산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줄어들게 됩니다.

더 이상 '투자 게임'의 룰이 성립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서둘러 달러 자산을 팔아 엔화로 바꾸고, 빌렸던 돈을 갚으려 할 것입니다. 

4부: 모두가 위험해지는 순간

글로벌 자금의 큰손들이 움직이면 파장은 엄청납니다.

일본의 투자자들이 수천조 원에 달하는 해외 자산을 팔고 자금을 회수하면, 미국 주식 시장은 일시적으로 엄청난 매도 압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때 서학개미들은 어떻게 될까요?

매도 폭탄: 일본 투자자들이 팔아치운 매물에 미국 주식 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서학개미들이 애지중지하던 빅테크 주식들의 가치가 급락할 수 있습니다.

환율의 역습: 엔캐리 청산으로 인해 엔화 가치는 오르고, 달러 가치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학개미들은 자산 가격 하락과 함께 '환차손'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될 수 있습니다.

돈을 좇아 떠났던 투자자들은 이제 거대한 '돈의 역류'에 휘말려 손해를 보고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위험을 관리하는 법: 경제 범죄 전문 변호사의 조언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수익만 보고 무작정 뛰어드는 투자는 도박과 다르지 않습니다.

첫째, 경제 환경을 이해하십시오. 

내가 투자한 돈이 어떤 글로벌 흐름을 타고 있는지, 그리고 그 흐름이 바뀔 때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둘째, '빚투'는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금리 상승은 곧 빚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은 투자 실패를 넘어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경제 범죄의 피해자 아니 사기피의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십시오.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를 권유하거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부산경제범죄전문변호사로서, 우리는 투자의 성공을 보장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의 위험을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불법 사기, 횡령, 배임 등 각종 경제 범죄로부터 여러분을 보호하고, 부당한 피해에 대한 법률적인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돈의 흐름을 읽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흐름에 휩쓸려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투자는 신중하게, 법은 가까이 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