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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사상 기밀이란 무엇인가?
법리적으로 '군사상 기밀'이란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실로서(비지성), 그것이 누설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에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비밀로 보호할 실질적 가치가 있는 정보(보호 가치성)를 뜻합니다.
판례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비밀'로 분류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군사기밀을 판단하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국가 안보를 위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를 엄격하게 따집니다.

2. 군사상 기밀의 판단 기준
대법원 판례(90도230, 2007도3450 등)가 제시한 '군사상 기밀'의 판단 기준을 실제 형사사건 기록 검토 및 법정에서의 사안 포섭(Subsumption)을 위한 요건으로 구조화하면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형식적 요건의 완화 (실질설의 원칙)
군사기밀보호법 등 법령상의 형식적인 비밀 분류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절대적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법령상 규정 여부 불문: 반드시 법령에 의하여 기밀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을 것을 요하지 않습니다.
분류 및 명시 절차 불문: 문서나 자료에 군사기밀(I, II, III급 등)로 분류되어 명시(비밀도장 등)되어 있지 않더라도 배제되지 않습니다.
2) 실질적 요건 (보호 가치성)
해당 정보가 객체로서 군형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실질적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합니다.
군사상 필요성: 군사상의 필요에 따라 실제로 기밀로 취급·유지되고 있는 사항
비닉(비밀 유지)의 이익: 객관적이고 일반적으로 판단할 때,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존재하는 사항
3) 사안 포섭을 위한 구체적 판단 지표 ('상당한 이익'의 증명)
특정 자료나 정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지'를
입증하거나 탄핵하기 위해 변론 단계에서 개별적으로 포섭해야 할 6대 지표입니다.
자료의 작성 경위 및 과정:
정보의 생성 과정에서 군의 특수한 역량, 자본, 노력이 투입되었는가?
작성 단계부터 접근 권한 통제 등 보안 조치가 수반되었는가?
누설된 자료의 구체적인 내용:
정보 자체가 담고 있는 실질적인 내용이 군사 전략, 전술, 무기체계, 부대편제 등 핵심 안보 영역에 속하는가?
군사목적상 위해 결과 초래 가능성 (위험성):
해당 자료가 적성국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경우, 우리 군의 작전 수행 능력 저하나 방어체계 무력화 등 구체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발생시키는가?
실무적 활용 현황 (현재성):
과거의 폐기된 정보가 아니라, 현재 군 내부에서 작전, 훈련, 군사 행정 등에 유효하게 활용되고 있는 살아있는 정보인가?
자료가 외부에 공개된 정도 (비지성):
이미 언론 보도, 국회 국정감사 자료,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일반 대중이 쉽게 접근하고 알 수 있는 공지의 사실인가? (공지된 사실이라면 비밀성 조각)
국민의 알권리와의 관계 (법익 교량):
해당 정보를 군사기밀로 묶어 보호함으로써 얻는 '국가안보의 이익'이 해당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충족되는 '국민의 알권리(방산 비리 감시, 행정 투명성 등)'보다 우월한가?

3. '누설'이란 무엇인가?
형법 및 군형법상 '누설'은 기밀을 알지 못하는 자(비인가자)에게 기밀의 내용을 지득(알게)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보가 반드시 적국이나 간첩에게 전달되어야만 누설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접근 권한이 없는 일반 민간인이나, 같은 군인이라도 해당 정보에 대한 취급 인가가 없는 자에게 정보를 알게 했다면 그 즉시 기밀 누설이 기수(완성)에 이릅니다.

4. '누설'에 대응되는 현실적인 인간의 행위 분석
누설이라는 법률적 개념을 현실의 행위 패턴으로 세분화하면
작위(적극적 행위)와 부작위(소극적 방치)를 아우르는 다양한 양태로 나타납니다.
물리적 매체의 직접 전달 행위: 인가되지 않은 자에게 비밀 문서의 원본이나 사본, 도면, 작전 지도, 저장 매체(USB, 외장하드 등)를 직접 교부하는 행위입니다.
구두 및 시각적 전달 행위: 사적인 대화, 술자리, 전화 통화 중 작전 내용이나 부대 이동 계획 등을 발설하는 행위가 포함됩니다. 또한, 문서를 주지 않더라도 비인가자에게 기밀문서를 '읽어주거나' 멀리서 '보여주는' 행위 역시 시각적, 청각적 누설입니다.
디지털 데이터 전송 및 노출 행위: 암호화되지 않은 일반 이메일, 개인 메신저(카카오톡, 텔레그램 등)로 기밀 내용을 전송하거나,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하는 행위입니다. 최근에는 군사 시설 내에서 스마트폰으로 배경에 기밀장비가 나오게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행위도 심각한 누설 행위로 취급됩니다.
부작위(방치)에 의한 누설 행위: 퇴근 시 비밀번호가 걸린 금고에 넣어야 할 2급 비밀 문서를 책상 위에 그대로 둔 채 퇴근하여 청소원이나 다른 비인가자가 이를 보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이는 보안 규정 위반을 넘어 기밀 누설의 결과를 초래한 행위로 평가됩니다.

5. 과실 군사상 기밀 누설을 처벌하는 이유
일반적으로 형법은 '고의범' 처벌을 원칙으로 하며 과실범은 예외적으로 처벌합니다. 그럼에도 과실에 의한 기밀 누설을 징역이나 금고로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는 법익 침해의 비가역성과 치명성 때문입니다.
국가의 군사 기밀은 단 한 번의 실수로 노출되더라도 군사 작전의 실패, 대규모 인명 피해, 나아가 국가 안보의 치명적인 붕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고의로 팔아넘긴 것이든, 단순한 실수로 전철에 문서를 두고 내린 것이든 결과적으로 안보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은 동일합니다. 따라서 군사 기밀 취급자에게 고도의 주의의무를 강제하고, 정보 관리 체계의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과실범 처벌 조항을 엄격하게 운용하는 것입니다.

6. 업무상 또는 중과실의 판단 기준
제80조 제2항은 단순 과실이 아닌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만을 가중하여 처벌하고 있습니다.
업무상 과실의 판단 기준: 행위자가 군인이나 군무원 등 특정한 직무(업무)를 수행하는 자로서 요구되는 고도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는가가 핵심입니다. 취급하는 기밀의 등급(1, 2, 3급 등), 행위자의 계급과 보직, 보안 교육 이수 여부, 당일의 업무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수치화하듯 분석하여, "해당 위치에 있는 자라면 마땅히 지켰어야 할 보안 절차를 누락했는가"를 따집니다. (예: 비밀취급 인가자가 암호화 모듈을 작동시키지 않고 기밀을 전송한 경우)
중대한 과실 (중과실)의 판단 기준: 주의의무의 위반 정도가 현저하여 거의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극히 태만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약간의 주의만 기울였어도 누설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결여한 경우입니다. (예: 만취 상태에서 민간인 출입구역에 기밀문서가 든 가방을 던져두고 잠이 든 경우) 일반인의 상식선에서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보안 의식 결여가 객관적으로 입증될 때 중과실이 인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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