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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고소장이 접수되고 고소인에 대한 피해 진술까지 이루어졌다고 해서 모든 사건에서 반드시 동일한 수사절차가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수사에 필요한 때”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현행 수사준칙도 피의자에게 출석을 요구하기 전에 전화·전자우편 등을 통한 진술 등 출석을 대체할 방법의 가능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의자 조사가 사건처리의 기계적인 필수 단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성범죄는 현재 비친고죄이므로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해서 사건이 자동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 이후에도 범죄혐의와 증거가 남아 있다면 수사는 계속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의 의사 변화, 피해회복, 객관적 증거의 내용, 남아 있는 쟁점 등을 정리한 결과 더 이상의 피의자 직접조사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는 사건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고소되었는가”가 아니라 “합의 이후 무엇을 더 수사할 필요가 남아 있는가”입니다.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
- 피해자가 고소와 처벌에 관하여 현재 어떤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
- 합의가 단순 금전 지급인지, 고소취소·처벌불원 등 명확한 의사까지 포함하는지
- 고소인의 최초 피해 진술 외에 객관적 보강증거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
- 피의자의 진술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해소할 수 없는 쟁점이 남아 있는지
- 합의 이후 수사기관에 어떤 자료와 의견을 제출할 것인지
지금 해야 할 일
고소 사실을 알았다고 곧바로 수사관에게 연락해 장문의 해명을 시작하기보다는, 먼저 고소 전후의 경위와 현재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하고 사건자료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합의 가능성이 있다면 피해자 측과의 연락 방식, 합의 내용, 고소취소 또는 처벌불원 의사의 범위를 먼저 정리하고, 그 결과 가운데 무엇을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인지 별도로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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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소장이 접수되면 반드시 경찰조사를 받아야 할까
많은 사람이 성범죄 고소를 하나의 정해진 절차로 생각합니다.
고소장 접수.
피해자 조사.
피의자 조사.
대질조사.
휴대전화 포렌식.
검찰 송치.
그러나 실제 수사는 이렇게 자동으로 흘러가는 컨베이어벨트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00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수사에 필요한 때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현행 수사준칙 역시 피의자 출석요구 전 출석을 대체할 진술 방법의 선택 가능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서 중요한 단어는 ‘필요한 때’입니다.
수사의 목적은 모든 사건에서 예정된 절차를 빠짐없이 수행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범죄혐의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사실이 입증되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고소장이 제출되고 고소인 조사가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이후의 모든 수사절차가 이미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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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피해자 조사가 끝난 뒤 합의하면 너무 늦은 것일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실제 사건에서는 피해자 조사가 끝난 뒤 당사자들이 처음으로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합의를 논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지면 몇 가지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고소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피의자의 처벌을 원하는지,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고 보는지,
기존 고소내용 가운데 수정하거나 추가할 사실이 있는지 등이 정리될 수 있습니다.
이 변화는 수사기관이 사건을 바라보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현재 성범죄의 친고죄 규정은 폐지되어 있으므로, 일반적인 강간·강제추행 사건에서 고소를 취소했다고 곧바로 국가의 수사·소추 권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합의했으니 수사가 끝나는가?”가 아니라, “합의 이후에도 어떤 범죄혐의와 수사의 필요성이 남아 있는가?”
3. 합의가 사건을 바꾸는 것은 ‘돈을 지급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성범죄 합의를 합의금의 문제로만 이해하면 사건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보게 됩니다.
합의가 중요한 이유는 금전 지급뿐 아니라 피해자의 현재 의사가 사건기록에 새롭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충분한 피해회복을 받았다고 판단하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건 이후 당사자 사이에서 확인된 사정 때문에 기존 진술 중 바로잡거나 보충하려는 사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과 기존 피해사실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합의를 진행하면서 피해자에게 사실과 다른 진술을 요구하거나, 고소내용을 허위로 번복하도록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합의는 진술을 만드는 절차가 아닙니다.
이미 발생한 분쟁을 해결하고 피해자의 현재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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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소취소와 처벌불원은 같은 말이 아니다
실무에서는 ‘합의서’, ‘고소취소서’, ‘처벌불원서’라는 표현이 함께 사용되면서 의미가 섞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소취소는 고소인이 이미 제기한 고소를 철회한다는 의사입니다.
처벌불원은 피의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입니다.
피해회복은 손해나 피해에 대한 금전적·비금전적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일반적인 성범죄에서는 이런 의사들이 존재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수사기관이 사건을 자동 종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범죄의 친고죄 규정이 폐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무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피해회복과 처벌불원은 향후 사건 판단과 양형에서도 중요한 사정이 될 수 있고, 성범죄 양형기준 역시 처벌불원과 실질적 피해회복 등을 고려요소로 두고 있습니다.
5. 수사관이 피해자와 피의자 사이의 합의에 대해 모두 알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면 어떤 사람은 합의 과정 전체를 수사관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피해자와 피의자가 얼마에서 협상을 시작했고 얼마로 합의했는지,
누가 어떤 감정적인 표현을 했는지,
사과를 몇 번 주고받았는지,
합의 과정에서 어떤 개인적인 대화가 오갔는지까지 수사관에게 모두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에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사건 판단에 필요한 결과입니다.
피해자가 현재 고소를 유지하는지.
처벌을 원하는지.
피해가 회복되었는지.
최초 진술에서 새롭게 정정하거나 보충할 사실이 있는지.
그러한 의사를 어떤 문서로 남겼는지.
합의 과정의 모든 내막과 수사기관에 제출해야 할 내용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합의가 끝난 뒤에는 오히려 선별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제출하고, 무엇은 당사자 사이의 합의 과정으로 남겨둘 것인가.
변호사가 개입할 실무적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6. 합의 후 경찰에는 무엇을 제출해야 할까
사건마다 다릅니다.
대표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합의서
- 고소취소서
- 처벌불원서
- 피해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 필요한 경우 피해자의 추가 또는 보충 의사
- 피의자 측 변호인 의견서
- 객관적 증거자료
하지만 이것들을 모두 기계적으로 제출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는 사건에서 합의서의 표현이 불필요하게 범죄사실 전부를 인정하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있는데 그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것도 사건 전략상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문서를 필요한 시점에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준칙은 피의자나 변호인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자료나 의견을 제출하면 이를 수사기록에 편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경찰서에 출석해 진술하는 것만이 피의자 측 입장을 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7. 피의자 조사 없이 끝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는 사건
여기에서는 매우 신중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모든 성범죄 사건에서 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고소 이후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고 있으며,
객관적 증거를 검토했을 때 추가로 피의자를 직접 조사해야 할 쟁점이 크지 않고,
변호인을 통하여 필요한 사실관계와 자료가 충분히 정리되어 제출되어 있다면,
굳이 피의자를 직접 출석시켜 장시간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어느 정도인지 수사기관과 검토해볼 여지는 있습니다.
현행 수사준칙도 출석요구 전에 전화·전자우편 등을 통한 진술과 같이 출석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수사 결과 범죄가 인정되지 않거나 이를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는 경우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조사를 피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수사관에게
“현재 남아 있는 쟁점이 무엇이며, 그 쟁점을 확인하기 위하여 정말 피의자 직접조사가 필요한가”
라는 질문이 가능하도록 사건을 먼저 정리하는 것입니다.
8. 반대로 합의해도 피의자 조사가 필요한 사건
피해자가 합의했다고 해서 모든 사건에서 수사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객관적인 증거가 상당히 존재하거나,
피해자의 최초 진술이 구체적이고 이를 확인해야 할 쟁점이 남아 있거나,
피의자의 행위 내용과 고의 등에 대한 직접적인 확인이 필요한 사건,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지만 범죄사실 자체는 그대로 유지하는 사건,
추가 피해자 또는 별개의 범죄혐의가 확인되는 사건에서는 수사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무리하게 “합의했으니 조사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오히려 사건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합의의 존재와 수사의 필요성은 구별해야 합니다.
9. 변호사는 수사관에게 무엇을 설명해야 하나
고소 이후 합의까지 이루어진 사건에서 변호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합의서를 경찰에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전체 사건을 다시 봐야 합니다.
고소인이 무엇을 진술했을 것으로 예상되는지.
현재 고소인의 의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객관적 자료에는 무엇이 남아 있는지.
피의자 진술을 반드시 들어야 할 쟁점이 무엇인지.
그 가운데 서면이나 자료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수사를 계속해야 할 실익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지를 정리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이를 변호인 의견서에 담아 제출할 수 있습니다.
그 의견서의 목적은 단순히
“합의했으니 사건을 끝내 달라.”
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합의 이후 사건의 상태가 이렇게 변화했고, 현재 기록상 남아 있는 쟁점은 이러하며, 제출된 자료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수사의 필요성을 이렇게 평가할 수 있다.”
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10. 지금 해야 할 행동
고소장이 제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먼저 수사의 현재 위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고소인 조사가 실제로 끝났는지.
아직 피의자 출석요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상대방과 합의 가능성이 있는지.
이미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어떤 문서가 작성되었는지.
피해자가 현재 어떤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 사건자료와 합의 결과를 함께 놓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합의와 수사 대응을 별개의 일로 처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11.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합의했다는 이유로 수사관에게 먼저 전화해 사건에 관한 모든 사실을 즉흥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자에게 수사관 앞에서 특정한 표현을 해달라고 요구해서도 안 됩니다.
실제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진술을 바꾸도록 요구하는 것은 더욱 위험합니다.
또 합의서에 적힌 문장을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것도 신중해야 합니다.
반대로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무조건 숨기는 것이 좋은 대응도 아닙니다.
필요한 사실은 정확히 전달하되, 수사기관의 판단에 필요한 범위와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2. 법승의 경험적 판단
고소장이 경찰서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피해자 조사까지 끝났다면 사건은 더 앞으로 진행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 시점이 모든 선택이 끝난 시점은 아닙니다.
형사사건은 수사과정에서도 계속 변합니다.
새로운 증거가 들어옵니다.
피해가 회복되기도 합니다.
피해자의 의사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피의자 측에서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사건의 상태가 바뀌면 수사의 필요성 역시 다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고소 이후의 대응을 단순히
“경찰조사를 어떻게 잘 받을 것인가”
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합니다.
“지금 이 사건에서 무엇을 더 수사해야 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합의의 결과를 보고,
피해자의 현재 의사를 보고,
객관적 증거를 보고,
남아 있는 법률적 쟁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 결과 직접 피의자 조사가 필요하다면 충분히 준비해서 조사에 임하면 됩니다.
반대로 다른 자료와 의견 제출로도 사건 판단이 가능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 그 가능성 역시 수사기관에 설명해볼 수 있습니다.
고소되었다는 사실만 보고 가장 긴 수사절차부터 상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론
고소장이 제출되고 피해자 조사까지 이루어졌다고 해서 모든 성범죄 사건에서 반드시 동일한 수사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성범죄는 비친고죄이므로 합의나 고소취소만으로 사건이 자동 종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합의를 통해 피해자의 현재 의사가 정리되고 피해가 회복되며 객관적인 증거와 법률적 쟁점까지 정리된다면 추가 수사의 필요성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지 다시 판단할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합의 과정의 모든 내용을 수사관에게 알려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합의 이후 수사기관이 판단하는 데 필요한 사실과 자료를 정확하게 선별해 제출하는 것입니다.
고소가 접수된 뒤에도 사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사건마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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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성인 사이의 일반적인 성범죄 사건을 전제로 한 일반적 법률정보입니다. 구체적인 사건의 종결 가능성은 죄명, 고소인의 진술, 객관적 증거, 피해자의 현재 의사, 피의자 조사 필요성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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