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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는 처음 제출했던 고소장을 다시 쓰는 문서가 아니다.
경찰 단계에서는 “무슨 범죄가 있었고 무엇을 수사해야 하는가”를 설명했다면, 이의신청 단계에서는 경찰이 무엇을 조사했고, 어떤 이유로 불송치했으며, 그 판단의 어느 부분이 기록·증거·법리에 비추어 다시 검토될 필요가 있는가를 보여줘야 한다.
특히 2026년 10월 2일부터는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 기간이 원칙적으로 3개월로 정해지고, 이의신청을 위해 수사 관계 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도 명문화된다. 이제 좋은 이의신청서는 단순한 불복 문서가 아니라 불송치 결정과 수사기록을 검증한 결과물이 되어야 한다.
지금 변호사가 해야 할 일
- > 불송치 결정의 정확한 이유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 > 필요한 수사기록의 열람·등사를 신청한다.
- > 결정서와 실제 기록을 대조한다.
- > 판단에서 누락되거나 잘못 평가된 증거를 특정한다.
- > 판례와 법리를 조사한다.
- > 추가수사가 필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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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처음 고소장을 제출할 때는 사건의 시작을 설명해야 한다.
누가 무엇을 했는가.
왜 범죄라고 보는가.
어떤 증거가 있는가.
누구를 조사해야 하는가.
어떤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가.
그런데 경찰이 상당한 수사를 마친 뒤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때 고소대리인이 다시 처음부터
“피의자는 이런 일을 했습니다.”
라고 수십 페이지를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의신청서는 두 번째 고소장이 아니다.

불송치심사부 검사가 궁금한 것은 이미 달라져 있다
불송치심사부 검사는 사건을 처음 접하는 수사관과 위치가 다르다.
이미 경찰의 수사가 있다.
피의자 조사도 있다.
고소인 조사도 있다.
참고인 진술과 각종 자료도 들어와 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불송치 결정서가 작성됐다.
따라서 심사하는 검사가 가장 궁금한 것은 오히려 이런 것이다.
경찰은 왜 불송치했는가.
그 판단은 기록으로 뒷받침되는가.
중요한 증거를 빠뜨리지는 않았는가.
조사했어야 할 사항을 조사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법률판단은 맞는가.
이의신청서는 바로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 페이지에는 ‘경찰 판단’을 써야 한다
좋은 이의신청서의 첫머리에는 고소인의 억울함보다 먼저 불송치 이유가 들어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사기 사건이라면,
경찰은 피의자가 계약 당시 일부 이행행위를 하였고 이후에도 변제를 시도한 사정 등에 비추어 계약 당시부터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하였다.
이렇게 경찰의 판단을 정확하게 정리한다.
그다음 한 문장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 판단에는 다음 세 가지 점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이 순간부터 이의신청서는 훨씬 읽기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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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을 10개 찾았더라도 중요한 것은 2~3개일 수 있다
수사기록을 검토하다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이 발견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모두 이의신청서에 적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결론을 바꿀 수 있는 문제인가이다.
예를 들어,
피의자 조사의 질문 순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참고인에게 몇 가지 추가 질문을 할 수도 있었다.
결정서의 표현이 다소 부정확하다.
이런 문제와,
계약 당시 피의자가 이미 지급불능 상태였다는 금융자료가 있는데 검토하지 않았다.
핵심 참고인이 조사되지 않았다.
결정서가 전제로 한 사실과 계좌자료가 서로 모순된다.
이런 문제는 무게가 다르다.
이의신청서는 후자를 중심으로 써야 한다.
이제는 수사기록을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더욱 중요해진다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는 형사소송법 제245조의12는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을 위해 수사 관계 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사법경찰관이나 검사에게 신청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수사기관은 이의신청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기록 전부 또는 일부의 열람·등사를 허가해야 한다. 다만 국가안전보장, 사건관계인의 사생활·안전, 증거인멸 우려, 영업비밀 등 법률이 정한 사유가 있거나 수사 상황을 고려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제한할 수 있다.
이 변화의 실무적 의미는 크다.
예전처럼 불송치 결정서만 가지고
“아마 경찰이 이 부분을 조사하지 않은 것 같다.”
고 추측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확인한 뒤
“수사기록 전체를 확인하였으나 고소인이 지목한 A 참고인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라고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추측과 확인은 다르다.
이의신청서에는 ‘결정서와 기록의 대조표’가 필요할 수 있다
나는 앞으로 중요한 불송치 사건이라면 변호사가 내부적으로라도 다음과 같은 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찰의 판단
무엇을 이유로 불송치했는가.
근거로 사용된 증거
어떤 진술과 자료를 근거로 삼았는가.
반대되는 기록
그 판단과 충돌하는 자료가 있는가.
미확인 사실
무엇을 조사하지 않았는가.
법률적 쟁점
판례에 비추어 어떤 부분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가.
필요한 재수사
무엇을 확인하면 그 쟁점을 해소할 수 있는가.
이 표가 만들어지면 이의신청서의 구조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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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는 길게 인용하기보다 ‘왜 이 조사가 필요한가’를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법원이 어떤 범죄의 고의를 판단하면서 여러 사정을 종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판례 문구를 한 페이지 인용하는 것보다 중요할 수 있는 것은
해당 판례가 고의 판단에서 계약 당시의 재정상태를 중요한 사정 중 하나로 보는데, 본건에서는 피의자의 당시 채무상태에 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라고 연결하는 것이다.
더 구체적인 하급심 판결이 있다면 그 사건에서 결론을 가른 사실을 찾아본다.
국내 판례가 없다면 해외의 유사 판결례를 볼 수도 있다.
관련 논문이나 판례평석, 형사법 전문가의 분석 기고도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리서치의 목적은 하나다.
판례를 많이 붙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지를 발견하는 것.
마지막 부분은 ‘재수사 요청의 초안’처럼 써볼 필요가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불송치가 위법하거나 부당한 경우 검사가 그 이유를 문서로 명시해 재수사를 요구하도록 하고 있다. 2026년 10월 2일부터는 재수사 요구의 이유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도록 하고, 원칙적으로 관계서류와 증거물을 송부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재수사를 요구하도록 규정한다.
그렇다면 고소대리인의 이의신청서 마지막 부분도 이렇게 끝나는 것이 좋다.
“철저한 재수사를 요청합니다.”
보다는,
피의자가 계약 당시 제시한 자금조달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계약일 전후의 금융기관 대출현황 및 기존 채무현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는,
고소인과 피의자의 진술이 계약 당시 설명 내용에서 정면으로 충돌하므로 당시 계약 협상에 참여한 A와 B를 조사하여 실제 설명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처럼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다.
검사가 실제 재수사를 요구한다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문장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이의신청서의 구조는 단순하다
나는 다음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1. 불송치 결정의 요지
경찰 판단을 정확하게 요약한다.
2. 다시 검토해야 할 핵심 쟁점
2~3개를 제시한다.
3. 수사기록과의 불일치
결정서가 기록과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특정한다.
4. 누락된 수사
무엇이 조사되지 않았는지 제시한다.
5. 법리와 판례
왜 그 사실이 중요한지 설명한다.
6. 필요한 재수사
누구를 조사하고 무엇을 확보해야 하는지 적는다.
7. 예상되는 판단 변화
그 조사가 이루어지면 어떤 구성요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것이면 된다.
이의신청은 경찰 수사에 대한 불평문이 아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태도도 있다.
경찰 수사 전체가 잘못됐다고 공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충분히 조사된 부분은 인정하는 것이 좋다.
“경찰은 A와 B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조사하였다. 그러나 C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문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불송치심사부의 목적도 경찰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결론을 찾아내고, 정말 필요한 부분만 다시 확인하는 것.
고소대리인의 역할도 거기에 맞추어야 한다.
3개월이라는 시간도 이제 전략의 일부가 된다
2026년 10월 2일부터 불송치 통지를 받은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은 원칙적으로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변호사는 불송치 결정을 받은 순간부터 시간을 계산해야 한다.
결정서를 분석한다.
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한다.
기록을 검토한다.
쟁점을 압축한다.
필요한 판례와 자료를 조사한다.
추가 증거가 있다면 확보한다.
그리고 이의신청서를 작성한다.
이것은 경찰 단계의 고소대리와 완전히 다른 업무 흐름이다.
앞으로 불송치 사건에서 변호사의 실력은
고소장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쓰느냐가 아니라, 완성된 수사기록을 얼마나 정확하게 해체하고 다시 조립할 수 있느냐 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경찰 단계에서는 사건을 만들어야 했다.
불송치심사 단계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사건의 판단구조를 검증해야 한다.
그래서 이의신청서를 다시 고소장처럼 써서는 안 된다.
좋은 이의신청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경찰의 불송치 판단 중 무엇을, 어떤 근거로, 왜 다시 확인해야 하는가.
그 질문에 정확하게 답하는 문서라면 불송치심사부 검사에게도 좋은 심사자료가 될 것이다.
다음 글 | 수사기록을 열어보니 경찰의 수사는 충실했다 — 그래도 불송치 판단은 틀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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